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사악한 혼령 쫓는 켈트족 축제서 유래… 동짓날 팥죽 먹는 풍습과 비슷해요
입력 : 2021.10.26 03:30
핼러윈 데이(Halloween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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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성인의 축일’에 묘지를 찾은 사람들. /위키피디아
핼러윈은 2000년 전 아일랜드·영국 등 지역에 살던 고대 켈트(Celt)족의 '서우인(Samhain) 축제'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켈트족은 1년 중 10월을 마지막 달로 삼았는데 서우인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0월 31일에 벌인 축제예요. 주술사가 신성한 불을 피우면 각 가정에서 1년간 집을 보살펴줄 새 불을 받았어요. 켈트인들은 이때 저승문이 열려 사악한 혼령들이 풀려난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혼령이 가족들에게 씌지 않도록 횃불로 쫓았대요. 또 죽은 혼령이 자신을 같은 죽은 사람으로 착각하도록 기괴한 분장을 했다고 해요.
이후 이 풍습은 기독교 문화와 결합됐어요. 8세기 교회에선 11월 1일을 '모든 성인의 축일'(All Hallow's Day)로 기념했어요. 'Hallow'는 '성인(聖人)'이란 뜻이에요. 이 '모든 성인의 축일' 전야제와 켈트족의 서우인 축제가 융합된 것이죠. 그러면서 이름도 핼러윈(Halloween)으로 정착됐다고 합니다.
이때 켈트족이 악령을 쫓았던 횃불은 '잭 오 랜턴(jack o'lantern·아래 사진)'이란 등불로 바뀌었는데, 아일랜드나 영국에선 원래 '순무'로 만들었대요. 십자가 등으로 악마를 괴롭히고 속였던 구두쇠 '잭'이란 사람이 나중에 죽어 천국과 지옥 어디에도 못 가는 떠돌이 영혼이 됐는데 너무 추운 나머지 순무 속을 파내고 숯불을 넣어 등불 겸 난로로 썼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16세기쯤 영국과 아일랜드 사람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하면서 핼러윈 문화도 같이 전해졌어요. 이때 '잭 오 랜턴'의 재료가 순무에서 아메리카 대륙에서 잘 자라는 호박으로 바뀌었고, 미국이 크게 성장하면서 지금같이 상업성을 띤 축제로 발전했대요.
멕시코에도 매년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죽은 조상들을 기리는 '죽은 자의 날'이란 명절이 있어요. 이 명절도 기존 원주민들의 전통 행사에다 스페인이 이 지역을 정복하면서 함께 전해온 기독교 문화와 결합해 정착된 것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에도 핼러윈 같은 풍습이 있을까요? 귀신을 쫓는다는 의미에선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먹는 풍습이 비슷해요. 우리는 팥이나 붉은 콩이 악귀를 쫓는다고 믿거든요. 또 사령제와 씻김굿 등 현생을 떠도는 죽은 영혼이 저승으로 잘 갈 수 있게 배웅해주는 무속 의례도 있어요. 핼러윈의 '잭 오 랜턴' 전설과 비슷한 점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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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잭 오 랜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