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물속 프로 사냥꾼들… '포획다리' 이용해 덩치 큰 개구리, 뱀 잡아 먹어요

입력 : 2021.10.20 03:30

수중벌레 4총사

/국립생물자원관·위키피디아
/국립생물자원관·위키피디아
얼마 전 서해 백령도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물장군'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연못이나 저수지 등에 사는 물장군은 최근 도시 개발과 환경오염 등으로 보기 어려워진 곤충이에요.

이처럼 물에서 주로 살아가는 곤충들을 수서곤충이라고 하는데, 생김새는 달라도 대개 몸 구조와 살아가는 방식이 비슷해요. 물장군과 친척뻘 되는 수서곤충으로 장구애비·게아재비·물자라 등이 있는데, 모두 몸 색깔이 짙은 갈색이에요.

물장군<사진1>은 이들 중 가장 덩치가 커서 최대 6.5㎝까지 자라요. 장구애비<2>는 물장군과 아주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집은 절반 정도이고 긴 꼬리 같은 대롱을 달고 있어요. 물자라<3>는 대롱이 없고 몸길이도 2㎝ 정도로 작아요. 게아재비<4>는 생김새가 확연히 달라요. 길고 호리호리한 외모가 사마귀를 연상케 해서 '물사마귀'라고도 불려요.

이들 수서곤충 사총사는 솜씨 좋은 사냥꾼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사냥법은 비슷한데, 물속에 있다가 작은 물고기나 올챙이가 지나갈 때 낫처럼 생긴 앞다리로 재빠르게 낚아채죠. 그러곤 먹잇감 몸에 날카로운 주둥이를 꽂은 다음 소화액을 분비해 흐물흐물하게 녹여서 체액을 빨아먹어요. 특히 물장군은 이 방법으로 자기보다 훨씬 덩치가 큰 개구리나 어린 뱀까지도 잡아먹을 수 있대요. 이렇게 먹이를 사냥할 수 있게 무기처럼 발달한 앞다리를 '포획다리'라고 불러요.

이들은 숨 쉬는 방법도 비슷해요. 이들은 주로 물속에서 살아가지만 아가미가 없어서 공기 호흡을 해요. 몸 뒤쪽에 호흡 기관인 '숨관'이 달려있어요. 물속에 있다 숨이 차면 숨관을 수면 밖으로 내밀고 공기를 들이마시는 거죠. 물장군과 물자라의 숨관은 작아서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장구애비와 게아재비의 숨관은 긴 대롱 모양이라서 눈에 확 띄어요.

사총사 중 특히 물자라와 물장군은 부성애가 강해요. 물자라는 암컷이 수컷 등에 알을 낳아요. 알을 한가득 업은 수컷은 알이 부화할 때까지 물 안팎을 부지런히 오가며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요. 알을 물속에 낳는 것보다 수컷이 업고 다니면 부화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래요.

물장군의 경우 암컷이 수면 위 물풀이나 나무줄기 등에 알을 낳아 붙여 놓으면 수컷이 돌본대요. 알이 부화할 때까지 열흘 정도가 걸리는데 수컷은 이때 아무것도 먹지 않고 육아에 전념한다고 해요.

이들 사총사는 수서곤충이지만 물이 더러워지거나 먹이가 없어져 서식지를 옮겨야 할 상황이 되면 물 밖으로 나와 다른 곤충들처럼 날개를 펼치고 날아서 이동한답니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