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새까만 입속에 치명적 '독니'…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뱀'이래요

입력 : 2021.10.13 03:30

블랙 맘바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얼마 전 '에스파'라는 4인조 여자 아이돌 그룹이 신곡 '새비지(Savage)'를 발표했는데, 뮤직비디오에 엄청나게 큰 뱀이 등장해 화제였어요. 에스파는 지난해 뱀의 한 종류인 '블랙 맘바(Black Mamba)'라는 제목의 노래를 발표하며 데뷔했는데, 그 뱀이 이번 신곡 뮤직비디오에 또 등장한 거예요. 블랙 맘바와 맞서 싸우는 멤버들 이야기를 담은 곡이라고 합니다.

블랙 맘바<사진>는 아프리카 동·남부 지역 사바나 또는 바위 언덕에 주로 살아요. 피부는 회색이나 녹갈색을 띠는데 이름에 '블랙'이 붙은 건 입 안쪽이 검기 때문이에요.

블랙 맘바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뱀'이란 섬뜩한 별명을 갖고 있어요. 전 세계 독사 중 가장 치명적인 독을 갖고 있거든요. 블랙 맘바는 6.5㎜ 길이 독니를 갖고 있는데, 여기엔 최대 스무 방울 정도의 독을 품고 있대요. 이 중 단 두 방울만 사람 몸에 침투해도 20분 안에 죽음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맹독이에요. 이 독엔 신경을 마비시키는 물질과 심장을 멎게 하는 물질이 모두 들어 있대요. 해마다 블랙 맘바에게 물려 사람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답니다.

블랙 맘바는 평소에는 겁이 많고 숨어 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위협을 받으면 몸의 3분의 1을 쳐들고 코브라처럼 목 주변을 부풀려요. 그리고 입을 크게 벌려 검은 입속을 보여주면서 '쉿쉿' 소리를 내며 위협하거나 독니로 물어버린대요. 한 마리에게 공격당해 13명이 사망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에선 블랙 맘바를 '코끼리를 죽이는 뱀'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블랙 맘바는 몸길이가 최대 4.5m에 이른대요. 인도와 동남아시아에 사는 킹코브라에 이어 독사 중에선 둘째로 몸길이가 길답니다. 덩치가 크지만 전 세계 뱀 중에서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고 해요. 최대 시속 20㎞까지 속도를 내면서 스르르 움직인대요.

블랙 맘바 수컷들은 번식기에 격렬하게 싸우는 것으로 유명해요. 서로 몸을 칭칭 감고 힘을 겨루죠. 한 마리가 지쳐 포기할 때까지 계속 싸우는데, 이때 뱀 두 마리가 꽈배기처럼 꼬인 모습도 연출합니다.

알에서 갓 부화한 블랙 맘바는 몸길이가 50㎝ 정도지만, 태어난 첫해에 2m까지 빠르게 자라요.

이렇게 강렬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블랙 맘바는 유명인이나 단체 등의 별명으로도 종종 쓰여요. 작년 1월 비행기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미국의 유명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의 별명도 블랙 맘바였어요. 또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공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야생동물 밀렵감시단 이름도 블랙 맘바랍니다.

도움말=이태원·한국양서파충류협회장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