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6개월간 세계 각국 과학 등 성과 뽐내… '에펠탑'도 엑스포 상징 건축물이었죠

입력 : 2021.10.12 03:30

엑스포와 건축

/두바이관광청 홈페이지
/두바이관광청 홈페이지
지난 1일 '2020 두바이 엑스포(Expo)'가 시작했어요. 코로나로 원래 계획보다 1년 늦춰졌죠. 이번 엑스포는 191개국이 참가하고, 행사 면적만 여의도의 1.5배(438만㎡)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립니다.

국제 박람회를 뜻하는 엑스포는 1851년 런던에서 처음 시작했어요. 세계 각국이 성취한 경제, 과학, 문화적 성과를 선보이는 행사예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힙니다. 6개월간 다양한 국가·기업들이 '파빌리온(임시 건축물)'을 운영하는데, 이 파빌리온에는 각국의 개성이 담겨 엑스포를 '건축 올림픽'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번 엑스포의 허브(hub·중심축) 역할을 하는 두바이 '알 와슬 플라자<사진>'만 해도 지름 130m, 높이 67.5m 거대 돔에 200개 프로젝터를 설치해 황홀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가장 독특한 건물로 꼽히는 건 '영국관'이에요. 외계와 소통하는 스티브 호킹 박사의 프로젝트에 영감을 얻어 길고 두꺼운 철근을 쌓아 나팔 모양을 만들었어요. 우리나라는 한쪽 벽이 뻥 뚫린 개방형 전시관을 만들었는데, 유일하게 에어컨이 없는 곳이래요.

최초 박람회인 1851년 런던 엑스포에선 건축가 조셉 팩스턴이 1851피트(약 564m) 길이 '수정궁'을 지었어요. 철근 골격에 외관은 유리로 덮은 거대 온실 같은 건물이었죠. 이 수정궁은 근대 건축이 시작한 계기로 꼽혀요.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1889년 파리 엑스포에선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 건축물 '에펠탑'이 선보였어요. 철과 나사로만 만든 324m 높이의 철탑은 당시 파리 분위기에 안 맞는다는 이유로 20년 후 허물기로 했지만, 결국 시민들의 반대로 살아남아 이젠 프랑스 대표 상징물이 됐죠.

1967년 캐나다 몬트리올 엑스포 땐 다양한 건축 아이디어가 쏟아졌어요. 미국 건축가 리처드 버크민스터 풀러가 지은 '지오데식 돔'이 대표적이에요. 삼각형을 이용해 만든 거대 구 모양 건축물인데, 최소한의 구조로 경제성, 안정감, 아름다움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1996년 미국·영국의 화학자 세 명은 이 지오데식 돔에서 영감을 받아 탄소 원자 60개로 만든 정이십면체 탄소 분자 구조 '버크민스터풀러렌'을 발견해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어요.

2010년 상하이 엑스포도 건축으로 화제가 됐어요. 특히 6만개의 투명 플라스틱 막대에 식물 종자를 집어넣은 영국의 '씨앗의 성전'이 인기였답니다.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