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미국·영국·일본에도 비슷한 놀이 있죠
입력 : 2021.10.05 03:30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놀이들
- ▲ 미국의 '빨간불·초록불' 놀이. /위키피디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술래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10음절 문장을 말하는 동안 술래를 향해 다가가다가 술래가 이 문장을 다 말하고 뒤를 돌아봤을 땐 움직이지 않는 놀이예요. 일본에 이와 비슷한 '달마가 넘어졌다' 놀이가 있어서 일본에서 유래했다는 의견도 있어요. 반대로 일본에선 '달마가 넘어졌다'에서 '넘어졌다'에 해당하는 일본어 '고론다(転んだ)'가 한국어 '걸어온다'와 발음이 유사해 한국에서 일본으로 전파됐다는 의견도 있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규칙이 같은 놀이는 한국·일본뿐 아니라 미국의 '빨간불·초록불(Red Light, Green Light)', 영국의 '할머니의 발걸음(Grandma's footstep)'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이 때문에 그 시작점이 어딘지 알긴 매우 어려워요.
'오징어 게임' 드라마엔 종이를 접어 만든 딱지를 땅에 놓고 다른 딱지로 쳐서 뒤집는 '딱지치기' 놀이도 등장해요. 딱지치기는 조선시대 때 시작됐다는 설도 있고,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서 전해졌다는 설도 있는데 정확한 유래를 찾긴 어려워요. 하지만 종이가 귀했던 시절엔 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대체로 한국전쟁 이후 두꺼운 종이가 보급되면서 아이들의 대표 놀이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우리나라엔 본래 사다리꼴 모양의 '조선딱지'가 있었대요. 그런데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정사각형 모양 '방석딱지'가 주로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스페인 카탈루냐 등 서양에도 딱지치기 비슷한 놀이가 있어요.
종이에 그림이나 숫자·모양 등이 그려진 것도 '딱지'라고 불러요. 미국에서 1930년대 병뚜껑이나 종이에 인쇄된 그림·숫자 등을 서로 보여주며 노는 놀이가 크게 유행했는데, 이것이 한국전쟁 이후 한국에도 점점 퍼졌대요.
이 놀이들이 우리나라만의 놀이가 아니라서 실망했나요? 중요한 것은 '원조가 누구냐'가 아니라 '누가 잘 계승하고 발전시켜 현대에도 파급력 있게 재생산하느냐'일 거예요. 한국 드라마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이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처럼요.
- ▲ 딱지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