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연애·일기쓰기도 통제하는 '빅 브러더',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 담았어요
조지 오웰의 '1984'
"빅 브러더를 증오한다고? 좋아. 그럼 마지막 단계를 밟을 때가 된 것 같군. 자네는 빅 브러더를 사랑해야만 한다네. 그에게 복종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해."
요즘은 코로나 방역 때문에 어딜 가나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찍거나 전화를 걸어서 방문했다는 기록을 남겨야 해요.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빨리 접촉자를 찾아 전염병이 크게 퍼지지 않도록 하는 목적이 있지만,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누군가 감시하는 것 같아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코로나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일이지요.
영국 작가 조지 오웰(1903~1950)이 1949년 발표한 '1984'는 사람들의 모든 생활이 감시당하는 사회를 묘사한 작품이에요. 출간 당시 평론가들은 "20세기의 본질과 21세기 미래 사회의 악몽을 극명하게 담아낸 디스토피아 문학의 걸작"이라고 평가했어요. 디스토피아는 '유토피아'(이상향)의 반대말로, 현대사회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극대화된 어두운 미래상을 말해요.
소설의 배경은 1984년 허구적 인물 '빅 브러더'를 최고 지도자로 내세운 일당독재 체제의 오세아니아라는 나라예요. 사람들은 빅 브러더를 오직 '텔레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어요. 당은 공공장소와 가정마다 설치된 텔레스크린을 통해 사람들을 감시하죠.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역사는 물론 신문과 문학 작품에 나오는 정치·사상적 글을 삭제하고 조작하는 '진리부'에서 일하는 공무원이에요.
스미스는 성실했지만 자기 일에 대한 회의와 당에 대한 분노를 품고 있었어요. 그는 그런 생각을 일기에 적었어요. 일기는 당이 금지한 행위였는데도 말이죠. 그런 스미스는 줄리아라는 여성을 사랑하게 됩니다. 줄리아는 당의 금기를 어기더라도 삶을 즐기려고 한 자유분방한 인물이었어요. 두 사람은 개인의 연애까지도 간섭하는 당의 감시를 피해 연인 사이로 발전해요.
문제는 두 사람이 진리부 상사인 오브라이언이 당에 저항하는 비밀조직 '형제단'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찾아간 거예요. 오브라이언은 기다렸다는 듯 자신을 형제단 간부라고 소개하고 두 사람을 멤버로 받아들여요. 당의 본질을 폭로하는 금지된 책까지 읽어보라고 전해주죠.
사실 오브라이언은 당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색출하는 내부 당원이었어요. 스미스와 줄리아는 금서를 읽다가 긴급체포됐고, 가혹한 고문을 당하던 스미스는 결국 당의 지시와 생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인물로 전락하게 됩니다.
조지 오웰은 전체주의를 혐오해 스페인 내전(1936~1939년)에 참가해 파시스트 프랑코에게 맞서 싸웠고, 소련의 전체주의도 강도 높게 비판했어요. '1984'는 '동물농장'과 함께 조지 오웰이 국가가 개인의 모든 것을 통제하는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