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죽을 때까지 알 품었던 문어 옥타비아… 몽고메리에게 사랑의 고귀함 알려줬죠
입력 : 2021.10.04 03:30
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
동물을 좋아하나요? 2020 인구주택총조사 통계 자료를 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15%나 된다고 해요. 그만큼 동물은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지요. 이 책의 저자는 전 세계를 다니며 동물을 연구하는 동물 생태학자예요. 이 책은 저자가 동물에게서 인생을 배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람은 동물에게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저자 몽고메리의 첫 동물 스승은 세 살 때 만난 개 몰리였어요. 몰리는 사냥을 잘하는 품종으로 맹렬하고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성격이었지요. 그녀는 몰리에게 빠져서 몰리의 냄새와 숨결까지 닮고 싶어졌어요. 언젠가는 개와 함께 인간 세상을 탈출해서 야생의 세계로 가고 싶은 꿈까지 꿨죠. 몰리는 몽고메리의 운명의 방향을 정해준 멘토였어요.
어느 날 몽고메리는 에뮤를 만납니다. 에뮤는 키 180㎝에 몸무게가 35㎏에 달하는 거대한 새예요. 그녀는 에뮤의 우아함·힘·기묘함에 압도당합니다. 그녀는 에뮤의 습성을 연구하기 위해 6개월 동안 에뮤들과 함께 살다시피 했어요. 에뮤는 몽고메리에게 어떤 가르침을 줬을까요? 깃털을 고르는 마음의 평온함, 바람 속에서 춤을 추는 활기 등이 주는 행복을 가르쳐줬어요. 몽고메리는 에뮤를 만난 후 남은 인생 동안 동물에 관한 글을 쓰고 그들이 이끄는 대로 살아갈 것을 결심하게 됩니다.
몽고메리의 스승이 된 동물 중 문어 옥타비아를 빼놓을 수 없어요. 문어는 지능이 높아서 한 번 본 사람을 기억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옥타비아는 몽고메리와 친해져서 그녀의 팔에 빨판을 붙이면서 친근감을 표현합니다. 옥타비아는 10만개 정도의 알을 낳았지만 짝짓기 없이 낳은 무정란이었어요. 부화할 일이 없는 거지요. 문어는 짝짓기할 상대가 없을 때 무정란을 낳기도 한대요. 옥타비아가 식음을 전폐하고 알을 보살핀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무정란은 부화하지 않은 채 부패합니다. 10개월이라는 시간은 옥타비아의 몸도 무너뜨렸어요. 몽고메리는 옥타비아를 만나고 싶어서 수족관 안으로 들어가요. 옥타비아는 반가워하듯 몽고메리의 몸에 빨판을 휘감지만 이내 수조 바닥으로 가라앉습니다. 생의 마지막 모습이었어요. 몽고메리는 알을 헌신적으로 돌보던 옥타비아에게서 사랑의 고귀함을 배웠습니다.
사람도 동물도 모두 하나의 생명체예요. 인간이 다른 종류의 생명체에게서 삶의 비밀과 기쁨을 배우는 모습은 아름답고 신성합니다. '나'도 어떤 생명체에게는 스승이 될 수 있겠지요. 그러니 오늘도 우리는 좋은 생명체로 살아가는 연습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