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이야기] 물살에 집 휩쓸리지 않게 '댐' 건설… 앞니로 굵은 나무도 쓰러뜨려요
입력 : 2021.09.23 03:30
비버
- ▲ 루피
동글동글한 얼굴에 앞니가 톡 튀어나온 루피는 '비버(beaver·큰 사진)'라는 동물이에요. 비버는 쥐와 같은 설치류인데, 몸길이는 최대 1.3m, 꼬리는 30㎝까지 자라요. 분홍색 루피와 달리, 실제 비버는 갈색이에요.
비버는 남아메리카에 사는 카피바라에 이어 지구상에서 둘째로 덩치가 큰 설치류랍니다. 강이나 호수에 살면서 댐을 만드는 습성으로 유명하죠. 비버가 댐을 만드는 건 집 때문이에요. 비버는 늑대나 퓨마 등 천적의 습격을 피해 물가나 물 한가운데 집을 지어요. 댐으로 물길을 막으면 물살이 느려져서 집 짓기가 쉽고 물살에 집이 휩쓸리는 것도 막아주거든요.
비버는 나뭇가지나 나무줄기·갈대·진흙·바위 등을 섞어서 촘촘하게 댐을 만드는데 직접 앞니로 나무를 갉아서 재료를 마련한답니다. 비버의 앞니는 죽을 때까지 평생 자라나요. 지름 30㎝짜리 나무줄기를 15분 만에 쓰러뜨릴 만큼 튼튼하고 날카롭대요. 댐 안쪽에 짓는 집도 역시 나무와 흙 등으로 만드는데, 여느 동물들의 집보다 구조가 복잡해요.
비버 집의 높이는 최고 2m, 넓이는 최대 12m까지 이르고 둥근 돔처럼 생겼어요. 출입구가 수면 아래 있어서 집에 들어가려면 잠수를 해야 하죠. 공기가 통할 수 있는 공간도 있을 만큼 아주 잘 만든 집이에요.
비버는 많은 시간을 물에서 지내기 때문에 몸도 수중 생활에 맞게 적응돼 있어요. 뒷발에는 물갈퀴가 있고, 눈·코·귀에는 물이 들어가지 않게 막아주는 막이 있어요. 엉덩이 부분에서 나오는 기름 성분을 몸의 털에 바르면 물이 스며드는 걸 막아준다고 합니다. 꼬리는 납작하고 펑퍼짐하게 생겼는데, 물속에서 헤엄칠 때 속도를 내거나 방향을 잡도록 도와줘요. 그런데 뭍으로 나오면 이 꼬리 때문에 움직임이 둔해져서 위험해질 수 있대요.
비버는 많게는 10여 마리까지 가족을 이뤄 생활하는데, 많은 시간을 댐을 돌보는 데 보내요. 집 주변의 수위가 높아지면 댐에 구멍을 내서 물을 흘려보내기도 하죠. 비버는 유럽과 아시아에도 살고 있지만, 미국과 캐나다에 넓게 분포돼 있어요.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의 공식 마스코트로 활약하기도 했어요.
- ▲ 비버.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