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10] '가세요'와 '가실게요'
입력 : 2021.09.15 03:30
최근 세계적 축구 스타인 리오넬 메시에 대한 신문 기사 제목이에요. 이 문장에서 '가실게요'란 말은 주변에서 워낙 자주 듣는 말이라 어색하지 않게 느껴질 정도죠. 카페에서 종업원이 "손님, 주문하신 커피 가져가실게요"라거나, 병원에서 간호사가 "○○○ 환자분, 진료실로 들어가실게요"라고 할 때가 많아요. 시험장에서 안내 요원도 "여러분, 복도를 따라 이동하실게요"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어법에 맞지 않는 존댓말 표현이에요. '가실게요'에서 어미 '-ㄹ게'는 어떤 행동을 할 것을 약속하는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예요. "제가 할게요"와 같이 쓰지요. 그래서 자기 행동에 대해 쓰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상대방 행동에 대해 쓰는 건 어색합니다. 상대방 행동에 '-ㄹ게'를 쓰는 것은 보통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고객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생각에 틀린 존댓말 표현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이 표현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요? '~세요'나 '~주세요', '~시겠어요?' 등 권유형이나 부드러운 명령형을 써야 해요. 예를 들어, "주문하신 커피 가져가실래요?"나 "주문하신 커피 가져가세요"라고 말해야 합니다. 또 "진료실로 들어가시겠어요?"나 "진료실로 들어가세요", "복도를 따라 이동해 주세요"나 "복도를 따라 이동하세요"와 같이 말해야 자연스러운 표현이 됩니다.
이제 맨 처음 나왔던 기사 제목을 바르게 고쳐 볼까요? "잠시만요, 우리 아들과 사진 한 장 찍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