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달콤한 향기나는 '캐러멜 나무'… 암꽃·수꽃 각각 다른 나무에서 핀대요
입력 : 2021.09.13 03:30
계수나무
- ▲ /위키피디아·최수진 제공
달에 토끼와 계수나무가 산다는 이야기는 중국 설화에도 나온대요. 그런데 중국 설화 속 계수나무는 우리가 아는 계수나무와는 다른 '목서'라는 나무 종류라고 합니다. 계수나무<사진1>는 일본에선 한자로 계(桂)라고 쓰고, 중국에선 롄샹수(連香樹·연향수)라고 불러요. 그런데 중국에선 향긋한 꽃을 피우는 목서 종류를 구이(桂·계)라고 부르기 때문에, 중국 설화 속 계수나무는 우리나라나 일본의 계수나무가 아니라 목서일 가능성이 높아요.
간혹 수정과에 넣는 '계피'를 계수나무 껍질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계피는 계수나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계피는 녹나무 종류 나무들의 속껍질을 말린 것이랍니다.
계수나무는 '하트'처럼 생긴 동그스름한 잎<사진2>이 매력적이에요. 또 이맘때면 솜사탕처럼 달콤한 향기가 나서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향기 때문에 영어권에서는 '캐러멜 나무(caramel tree)'라고 불러요. 숲이나 공원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풍겨온다면, 근처에 노랗게 물들어가는 계수나무가 있을 확률이 아주 높아요. 보통 식물의 향기는 꽃에서 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나무는 특이하게도 잎에서 강한 향기가 뿜어져 나와요. 이는 잎 속 세포가 약해지거나 죽어갈 때 '말톨(maltol)'이라는 성분이 많아져서 그런 거래요.
계수나무는 키가 20m 이상까지 자라는데 환경을 크게 가리지 않아요. 잎이 나기 전인 3~4월에 암꽃과 수꽃이 은행나무처럼 각각 다른 나무에 펴요. 잎이 없고 암술과 수술만 있어서 자세히 봐야 꽃이 폈는지 알 수 있어요. 이건 계수나무 꽃이 바람에 의해 수분(受粉)되는 풍매화이기 때문에 곤충을 유인할 필요가 없어서 크고 화려한 잎이 따로 없고 단순한 모양이 된 거예요.
꽃이 지면 약 2㎝ 길이의 열매가 달려요. 그 속에는 바람에 잘 날아갈 수 있게 날개가 달린 5~6㎜ 크기의 씨앗이 들어 있지요. 계수나무는 일본과 중국이 원산지로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젠 중부 이남 지역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어요. 관상용·조경용·가로수로 좋은 나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