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사자와 치타… 아프리카뿐 아니라 아시아에도 있어요

입력 : 2021.09.01 03:30

인도 사자, 이란 치타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요즘 지구촌 사람들의 시선은 아프가니스탄에 쏠려 있어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기존 정부를 쫓아내고 나라를 장악했는데, 탈레반에 맞설 저항군이 '판지시르(Panjshir)'라는 지역에 모여 있대요. 판지시르는 현지어로 '다섯 마리의 사자'라는 뜻이죠. 그런데 왜 아프리카에서 멀리 떨어진 아시아 국가 지명에 사자 이름이 붙었을까요? 그건 옛날 이곳에 사자가 살았다고 추측되기 때문이에요. 사자는 옛날엔 중동과 아시아·동유럽에도 살았는데, 인간에게 사냥을 당하거나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대부분 사라졌답니다.

그런데 지금도 아주 적은 수의 야생 사자가 아시아에 살고 있어요. 인도 서쪽 구자라트주 기르숲(Gir Forest) 국립공원에 사는 '아시아 사자'입니다. 아시아 사자<사진1>는 아프리카 사자<사진2>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무리 지어 살고, 수컷은 얼굴 주위에 수북한 갈기가 나 있죠. 사냥은 주로 암컷들이 하지만 식사는 수컷이 먼저 하는 등 생활 방식도 비슷해요. 하지만 아시아 사자는 아프리카 사자보다 덩치가 조금 작고, 수컷 갈기도 덜 수북한 편이에요. 반면 꼬리 끝에 나있는 털술은 아프리카 사자보다 더 두툼하죠.

아시아 사자는 1970년대만 해도 100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아 멸종 위기였어요. 이후 인도 정부의 보호 정책으로 지금은 650마리까지 늘어났어요. 하지만 숫자가 늘어나면서 고민도 생겼어요. 기르숲은 사자들이 자유롭게 동물을 사냥하는 아프리카 세렝게티 평원처럼 널찍하지 않고, 마을과도 가까워서 사자가 너무 많아지면 사자와 주민 모두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요즘엔 늘어난 사자들을 수용할 다른 공간이 있는지 정부가 알아보고 있다고 해요.

사자와 함께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고양잇과 맹수 '치타'도 아시아에서 간신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치타도 예전엔 아라비아반도와 중앙아시아·인도에서도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인간한테 사냥을 당하고 서식지가 파괴되자 그 수가 줄어들었고, 지금은 아프리카 밖에서 유일하게 이란에만 남아 있어요. 이란 북부 야생동물 보호구역과 고원, 초원에 살아요.

아시아 치타<사진3> 역시 아프리카 치타와 아주 비슷해요. 다른 고양잇과 맹수들은 발톱을 발 안쪽에 숨겼다 뺐다 할 수 있는데, 치타 발톱은 밖으로 완전히 노출돼 있어요. 치타에게 발톱은 육상 선수들이 신는 '스파이크화'와 기능이 비슷해요. 치타가 먹잇감을 향해 달려갈 때 땅을 박차고 튀어 오를 수 있게 해주죠. 그 덕에 치타는 미끄러지지 않고 최대 시속 112㎞까지 폭발적인 스피드를 낼 수 있어요. 이란 치타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300마리였지만 지금은 100마리도 남지 않았대요.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