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초콜릿 바나나 아보카도 체리 땅콩… 기후변화로 사라질지 모르는 음식 13개

입력 : 2021.08.30 03:30
[재밌다, 이 책!] 초콜릿 바나나 아보카도 체리 땅콩… 기후변화로 사라질지 모르는 음식 13개

내일은 못 먹을지도 몰라

시어도어 C. 듀머스 지음 l 정미진 옮김
출판사 롤러코스터 l 가격 1만4500원

음식은 우리 몸의 건강을 유지하게 해줄 뿐 아니라, 먹는 즐거움도 줍니다.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다양한 맛과 영양을 갖춘 음식이 많았던 적은 없었어요.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몇몇 소중한 음식을 잃을지도 몰라요. 이 책은 기후변화 등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먹거리 13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카카오콩으로 만드는 달콤한 초콜릿. 이 초콜릿을 약 50년 뒤면 먹기 어려울지도 몰라요. 초콜릿 바 한 개를 만드는 데는 약 1700L의 물이 필요한데, 이는 욕조 10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에요. 카카오나무가 자라는 데 그만큼 많은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강수량도 풍부하고 날씨도 적당히 더워야 카카오나무가 잘 자란답니다. 이런 기후는 적도의 북위와 남위 20도 이내에만 분포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 지역은 앞으로 강우량이 많이 줄어들고 기후도 4도가량 올라가는 등 극심한 기후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돼요. 이 때문에 약 50년 뒤면 현재 이 지역의 카카오나무가 10%만 남게 된다고 합니다.

바나나는 비타민C, 마그네슘, 안토시아닌 등 풍부한 영양소를 갖고 있어 운동 후에 먹으면 좋은 과일이라 하지요. 9000년 전 파푸아뉴기니에서 재배를 시작한 이래 지금은 전 세계인들이 즐겨 먹는 간식이 됐어요. 그렇지만 2050년이 되면 바나나 생산량의 80% 이상이 감소할 수 있다고 해요. 기온 상승과 물 부족으로 바나나 생산량이 줄었기도 하지만, 바나나 전염병인 '파나마병'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에요.

물고기는 인간과 기후, 양쪽의 공격을 받고 있어요. 사람들이 어린 물고기들까지 모두 다 잡아서 수많은 어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요. 또 사람들이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만들어낸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아 바다가 산성화됐어요. 대다수 조개류와 산호는 산성화된 바다에선 살아가기 힘들어 다음 세기가 오기 전에 멸종할 가능성이 높아요. 2050년이면 가리비 수확량은 지금의 절반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해요.

이 책은 이 외에도 사과·아보카도·보리·체리·병아리콩·커피·꿀·땅콩·감자 등 다양한 음식 재료가 인간이 만들어 낸 기후변화 등 때문에 암울한 미래를 맞게 됐다고 설명해줘요. 늘 우리 곁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던 식재료들이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건을 적게 사고, 쓰레기를 덜 만들고,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고도 알려주죠.

박사 북칼럼니스트 기획·구성=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