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마약 중독 엄마, 본 적도 없는 아빠… 절망 딛고 인기 작가 된 소년 이야기

입력 : 2021.08.26 03:30 | 수정 : 2021.08.26 03:48
[재밌다, 이 책!] 마약 중독 엄마, 본 적도 없는 아빠… 절망 딛고 인기 작가 된 소년 이야기

헤이, 나 좀 봐

재럿 J. 크로소치카 글·그림 l 양혜진 옮김
출판사 비룡소 l 가격 1만6000원

재럿 조지프 크로소치카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시에서 태어났어요. 그는 여느 아이들처럼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했어요. 태어나면서부터 아빠 얼굴을 본 적이 없고 아빠 이름도 몰랐어요. 재럿은 엄마와 작은 집에서 살았는데, 엄마는 재럿을 사랑했지만 잘 보살펴주진 않았어요. 재럿이 세 살이 되던 해엔 정말 큰일이 터지고 말았어요. 엄마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산다며 재럿 손을 잡고 쇼핑몰에 갔어요. 하지만 엄마는 그곳에서 물건을 훔쳤고, 들켜서 도망치다 경찰에 잡히고 맙니다. 외할아버지 도움으로 엄마는 겨우 풀려났지만 얼마 후 다시 체포됐어요. 엄마에겐 어린 재럿이 몰랐던 비밀이 있었어요. 소녀 시절부터 나쁜 친구들과 어울렸고 심지어 마약까지 가까이했던 거예요. 재럿을 낳은 후에도 마약을 끊지 못하다 결국 감옥에 가게 된 거죠.

이후 재럿은 외할아버지·외할머니와 살게 됐어요. 비록 부모는 곁에 없었지만 재럿은 외롭지 않았어요. 자신을 자식처럼 돌봐주는 외할아버지·외할머니, 그리고 외삼촌과 이모 가족이 있었거든요.

재럿은 처음엔 가족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림을 그렸어요. 외할아버지는 재럿의 재능을 발견하고 미술을 배우도록 도와줬어요. 중학생이 되자 재럿은 친구들에게 멋있게 보이기 위해 더 열심히 그림을 그렸어요. 고등학생 때는 학교 신문에 만화를 발표하고 벽화도 그리며 그림 실력을 인정받아요. 재미로 그린 그림은 어느새 자신의 꿈이 됐습니다. 이후 그는 혼신을 다해 그림에 몰두해요.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만들기 위해 연습을 거듭하죠. 가끔 나쁜 꿈에 시달렸고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도 밀려왔지만 재럿은 꿈을 위해 견뎠어요.

재럿은 대학 졸업 후 23세 젊은 나이에 첫 책 '잘 자, 원숭이 소년(Good Night, Monkey Boy)'을 출간해요. 자신을 믿어준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에게 가장 큰 선물을 안겨 드린 거예요. 이후 실력 있는 그래픽 노블(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 작가로 인정받은 재럿은 책을 여러 권 출간했고, 각종 상도 받으며 유명 인사가 됐어요.

이 책은 미국의 인기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재럿 크로소치카가 실제 자기 인생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 노블이에요.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그는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꿈을 이뤘답니다. 재럿의 이야기는 테드(TED) 강연(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영상)을 통해 크게 화제가 됐어요.

재럿은 슬픈 과거에 사로잡혀 인생을 낭비해선 안 된다고 알려줘요.꿈은 미래를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아요. 때론 현실을 일으켜 세우는 마법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답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