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15세기 인쇄술 보급으로 발달… 우리나라 최초 한글 신문은 '독립신문'이에요
입력 : 2021.08.17 03:30
신문
- ▲ 한성순보(왼쪽)와 독립신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위키피디아
최초의 신문에 대해선 여러 견해가 있어요. 신문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정부가 발행한 관보는 고대부터 존재했어요. 로마 공화정 시대(기원전 510년~기원전 31년)에 '악타 푸블리카(Acta Publica)'라는 관보가 있었어요. 이들은 석고판에 원로원이나 평민회 활동을 기록해 시민들에게 공고하고, 결혼·사망 소식 등을 기록했어요.
민간에서 발행한 종이 신문은 구텐베르크가 개발한 활판 인쇄술의 보급으로 대량 인쇄가 가능해진 15세기에 등장했어요. 15세기 말 독일에서 발행된 한 장짜리 신문 '플루크블라트(Flugblatt)'가 최초의 비정기적 신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7세기엔 주간 신문도 생겼어요. 최초의 주간 신문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지만, 1609년 독일에서 발행된 '렐라치온(Relation)'이라는 설에 무게가 쏠립니다. 세계 최초의 근대적 일간 신문은 1660년 독일 라이프치히 지역에서 시작된 '라이프치거 차이퉁(Leipziger Zeitung)'이에요.
그런데 지난 2017년 조선시대에 민간에서 발행된 일간 신문인 '조보(朝報)'로 추정되는 실물이 공개됐어요. 한 스님이 경매 사이트에서 입수했대요. 원래 '조보'는 승정원(왕 비서기관)에서 처리한 일을 매일 아침 관보 형식으로 만들어 신하들이 보게 한 것인데, 1577년부터 민간 업자들이 사헌부 허가를 받아 활판으로 인쇄해 판매했대요. '조선왕조실록'에는 선조가 민간에서 조보가 발행됐다는 걸 알고 국가 기밀이 유출됐다며 화를 내고 관리들을 처벌했다는 기록이 나와요. 일간 신문이 독일보다 우리나라에서 먼저 나온 셈이죠.
개항 이후 한국에도 근대적 신문이 등장했어요. 고종은 1883년 박문국을 설치해 '한성순보'를 발행했어요. '한성순보'는 열흘에 한 번씩 발행됐는데, 한문으로 쓰여 일반 백성들이 읽기가 쉽지 않았죠. 이후 1896년 순 한글로 된 민간 신문이 나왔어요. 서재필이 발간한 '독립신문'이에요. 독립신문은 주 3회 발행됐는데, 4면 중 3면은 순 한글, 1면은 영문으로 쓰여 있었어요. 서재필은 모두가 신문을 읽을 수 있도록 국어학자 주시경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쉬운 표현으로 문장을 고쳤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