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이야기] '지구가 태양 주위 돈다'는 과학적 발견… 갈릴레이 '3인 대화' 형식으로 설명했죠
입력 : 2021.08.17 03:30
대화: 천동설과 지동설, 두 체계에 관하여
- ▲ 갈릴레오 갈릴레이의‘대화’표지. /위키피디아
오늘날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하지만 약 400년 전만 해도 대다수 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며 태양이나 달이 지구를 돈다는 '천동설'을 사실로 믿었어요. 소수의 사람만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지동설'을 믿었고요.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는 그 소수에 속했어요. 당시 교회 교리에 따르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이에 반하는 주장을 한 갈릴레이는 교황청의 재판을 받기도 했답니다.
갈릴레이는 1632년 이런 주장을 담은 '대화: 천동설과 지동설, 두 체계에 관하여'를 출간했어요. 갈릴레이는 네덜란드 안경 제작자가 만든 망원경을 입수해 성능을 30배 이상 개선한 뒤 날마다 밤하늘을 관찰했어요. 행성들이 시시각각 모양과 크기를 달리하고, 별이 생겼다 사라지는 걸 목격했죠. 이렇게 하늘이 변하는 것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사실을 알리기 위해 쓴 책이 '대화'입니다.
'대화'는 살비아티, 심플리치오, 사그레도 세 사람이 토론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어요. 갈릴레이보다 먼저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를 대변하는 살비아티가 천동설을 지지하는 심플리치오와 중립적인 시민 사그레도와 자유롭게 대화하며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사실을 조곤조곤 설명하죠. 자기 주장만 나열하는 것보다는 이런 형식이 반발을 덜 살 것으로 본 거예요. 살비아티가 중간중간 '동료 학자'의 말을 인용하는데, 그 학자가 바로 갈릴레이예요.
세 사람은 나흘간 대화를 합니다. 살비아티는 첫째 날엔 하늘은 불변하지 않고 지구도 달이나 행성들과 함께 우주를 떠돈다는 사실을, 둘째 날과 셋째 날엔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대해 설명해요. 마지막 날엔 지구의 자전과 공전 때문에 밀물과 썰물이 발생한다고 주장해요.
'대화'는 종교가 과학을 지배하던 엄혹한 시대에 과학적 진리를 탐구하고자 노력했던 갈릴레이의 열정이 담긴 책이에요. 자신의 주장만 늘어놓지 않고 대화를 통해 설명하고 설득하려 했다는 점에서 학문하는 태도에 대한 많은 가르침을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