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첫 올림픽 경기장은 그리스 유적 증축… 서울 스타디움은 백자 항아리 본떴죠

입력 : 2021.08.10 03:30

올림픽 스타디움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지난 8일 일본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각국 선수단은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폐막식을 즐겼는데요. 도쿄올림픽 스타디움인 신 국립경기장은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가 목재로 외관과 지붕을 꾸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4년마다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에서 빠질 수 없는 건축물이 바로 올림픽 스타디움입니다. 경기뿐 아니라 개막식, 참가 선수단 입장, 성화 점화, 폐막식 등이 열리는 심장부이기 때문이죠.

스타디움은 큰 행사를 치르는 중앙 공간과 이를 둘러싼 관객석으로 구성된 거대한 건축물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600피트(약 180m)를 나타내는 단위인 '스타디온'에서 유래했어요. 당시에는 스타디온 크기 경기장에서 육상과 여러 운동 경기를 열었다고 해요. 최초의 근대 올림픽인 1896년 아테네올림픽 스타디움〈사진〉은 2000년 된 고대 유적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을 증축한 장소였어요. 원래 아테나 여신을 기리는 파나테나이아 제전이 열렸던 곳이죠. 아테네 올림픽 스타디움은 역대 올림픽 스타디움 중 유일하게 전체가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는데요. 50줄 계단을 따라 빼곡히 앉으면 최대 8만명까지 들어간다네요.

미국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은 올림픽 역사에 길이 남을 스타디움입니다. 1932년과 1984년 LA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사용하면서 두 차례나 올림픽 주경기장이 된 유일한 곳이에요. 오는 2028년 LA올림픽 때 또다시 사용된다고 합니다. 세 차례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쓰인 장소로 기록을 경신할 예정이에요. 이 스타디움은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미식축구리그 결승전 수퍼볼이 처음 열린 곳이기도 합니다.

1948년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으로 사용된 웸블리 스타디움은 영국 최대 규모 경기장입니다. 이곳은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야외 콘서트장이기도 해요. 1985년 영국 전설적인 록밴드 퀸이 이곳에서 공연했고, 2019년 방탄소년단(BTS)도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여기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스타디움은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입니다. 한국 건축 1세대 거장인 고(故) 김수근 건축가의 대표작으로, 80여 개 콘크리트 기둥이 사방을 두르며 떠받치는 지붕의 부드러운 곡선은 백자 항아리 외형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스타디움인 국가체육장은 강철 빔을 엮어 만든 타원형 외관이 마치 새가 머무는 나무 둥지 같다고 해서 '냐오차오(새둥지)'라는 별명을 얻었는데요. "사람을 홀리는 아름다움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로마 콜로세움 이래 가장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경기장" 등 칭찬을 받았죠. 공사비만 4000억원 가까이 들었다고 해요.
전종현·디자인 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