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1929년 열린 경성과 평양 축구대항전… 경기 응원하며 식민지 설움 이겨냈죠

입력 : 2021.08.09 03:30

조선 축구를 지켜라

[재밌다, 이 책!] 1929년 열린 경성과 평양 축구대항전… 경기 응원하며 식민지 설움 이겨냈죠
조경숙 지음 l 윤봉선 그림 l 출판사 청어람주니어 l 가격 1만1000원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올림픽 기간 많은 국민이 여러 종목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했어요. 스포츠는 이렇게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스포츠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기도 하는데요. 일제강점기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당시엔 축구 열기가 무척 뜨거웠지요. 일본의 감시와 억압에 시달렸던 조선인들은 축구 경기를 응원하며 답답함을 떨쳐냈어요. 조선 선수들의 축구 실력이 대단해 우리 국민은 자긍심을 가졌다고 해요.

이 책은 당시 우리나라의 대단한 축구 열기를 동화로 생생하게 들려줍니다. 주인공은 '태두'라는 이름의 소년입니다. 축구를 잘하기로 소문난 태두는 안타깝게도 기차역에서 부모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기차역에서 부모님을 기다리던 태두는 우연히 인정 많은 아주머니를 만나요. 아주머니 덕분에 태두는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고 축구부에서 축구를 계속했어요.

태두는 경성(지금의 서울)과 평양의 축구 대항전인 '경평전'을 구경하러 갔다가 조만식·여운형 등 독립운동가들을 만났어요. 일본이 축구 통제령을 내리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일본의 축구 통제령을 저지하기 위해 독립운동가를 비롯해 많은 사람과 반대 운동에 나섰어요.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일제강점기가 시작된 1910년에 전국 각지의 중·고등학교에 축구팀이 생겨났어요. 1921년 조선체육회가 주최한 '제1회 전조선축구대회'처럼 전국 차원의 축구 경기가 인기를 끌었고 지역별로도 다양하게 경기가 열렸다고 해요. 특히 '경평전'은 1929년 조선일보사가 경성팀과 평양팀을 한데 모아 '제1회 경성·평양 축구대항전'을 주최하면서 시작되었는데요. 당시 인기가 대단해서 경기가 있는 날엔 사람들이 가게 문도 닫고 응원하러 갔다고 해요. 경성과 평양을 오가는 기차도 응원하러 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고 합니다.

조선인들이 축구를 보며 단합하는 것에 위협을 느낀 일본은 축구 통제령을 내리려 했지만 많은 사람의 반발에 밀려 결국 무효가 됐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끈질기고 교묘하게 조선의 축구를 통제하려 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의 탄압을 뚫고 운동장을 누볐던 축구 선수들과 목이 터져라 응원했던 조선인들의 상기된 얼굴을 상상해보세요.

박사·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