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04] '안쓰럽다'와 '쑥스럽다'

입력 : 2021.08.04 03:30
[예쁜 말 바른 말] [204] '안쓰럽다'와 '쑥스럽다'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로 선별 진료소가 북적이자 땀 범벅 된 의료진들이 고맙고 (안스럽다, 안쓰럽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평소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잘 하지 못한다는 그는 방송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면서 (쑥스러워, 쑥쓰러워) 했다.

위 예문의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안쓰럽다'와 '쑥스러워'입니다.

'안쓰럽다'는 '딱하고 불쌍한 사람이나 그 사정이 마음이 아프고 가엾다'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난민촌 아이들의 굶주린 모습이 무척 안쓰러웠다'와 같이 써요. 또 '힘들어하는 상대나 그 모습이 퍽 미안하고 딱하다'라는 뜻이 있어요.

'쑥스럽다'는 '행동이나 모양이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어울리지 않아 멋쩍고 부끄럽다'라는 뜻이죠. 예를 들면 '처음에는 쑥스럽고 서먹서먹하던 아이들도 이내 친해졌다'와 같이 써요.

'안쓰럽다'와 '쑥스럽다'는 [안쓰럽따], [쑥쓰럽따]로 뒷부분이 똑같이 [쓰럽따]로 소리 나요. 그런데 왜 표기는 '쓰럽다'와 '스럽다'로 다른 걸까요? 이는 '한글 맞춤법' 5항에 따른 거예요. 한글맞춤법 5항은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고 규정해요. '안쓰럽다' '해쓱하다' '이따금' 등이 그런 경우예요. 그런데 5항에는 예외 규정이 있어요. 'ㄱ, ㅂ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않는다'는 거예요. '쑥스럽다'는 [쑥쓰럽따]로 된소리가 나지만, 앞 받침이 'ㄱ'이기 때문에 '쑥쓰럽다'로 쓰지 않고 '쑥스럽다'로 표기하는 거지요. 같은 규정의 적용을 받는 낱말은 '국수[국쑤]' '깍두기[깍뚜기]', '법석[법썩]', '갑자기[갑짜기]', '몹시[몹씨]' 등이 있어요.

류덕엽 교육학 박사· 서울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