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하마 몸집의 3분의 1… 놀라면 하마는 물 속, 피그미하마는 뭍으로 도망가요
입력 : 2021.07.28 03:30
피그미하마
- ▲ 피그미하마 가족. /피그미하마재단 트위터 캡처
아프리카의 강이나 호수·늪에 사는 하마는 초식동물이지만 커다란 덩치, 무시무시한 이빨과 사나운 성질로 악명이 높아요. 우리가 아는 하마보다 훨씬 몸집은 작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종이 바로 피그미하마예요. 피그미는 몸집이 아주 왜소한 아프리카의 한 부족인데, 실제로 피그미하마의 몸집은 몸통 길이 150~185㎝, 어깨 높이는 70~83㎝ 정도로 하마의 3분의 1~4분의 1에 불과하답니다. 그래서 '애기 하마' '꼬마 하마'라고도 불러요.
일반적인 하마와 피그미하마는 비슷한 점도, 다른 점도 있죠. 우선 피그미하마는 하마와 마찬가지로 강렬한 햇볕에 피부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끈적끈적하고 붉은 액체를 내보내요. 이걸 피땀이라고 불러요. 하마는 길고 날카로운 앞니가 2~3쌍 있지만, 피그미하마는 대부분 한 쌍만 있어요. 하마는 거의 온종일 물속에서 지내는데, 피그미하마는 육지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내요. 이런 특징 때문에 하마는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지만, 피그미하마는 없답니다.
특히 위협을 느끼거나 놀랐을 때 하마는 본능적으로 물속으로 들어가지만, 피그미하마는 물속에 있다가도 물 밖으로 달려나간대요. 하마는 물에서 출산하지만 피그미하마는 육지에서 새끼를 낳고요. 하마는 물웅덩이에 수십~수백 마리가 무리 지어 사는 반면, 피그미하마는 주로 혼자 살거나 몇 마리씩만 무리 지어 살아요.
피그미하마는 주로 밤에 활동하는데, 겁이 많아서 숨어 있을 때가 많아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아요. 유럽 과학자들에게도 1840년대까지 발견되지 않았대요. 그래서 야생에서 피그미하마의 생태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수수께끼예요. 피그미하마는 1만년 전까지만 해도 마다가스카르섬과 지중해 여러 섬에 살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개발과 내전으로 인한 숲 파괴, 밀렵 등으로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3000마리도 채 남지 않았대요.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도 피그미하마를 볼 수 있어요. 원래 1977년생 수컷 '하몽'이와 2012년생 암컷 '나몽'이가 있었는데, 나이 든 하몽이가 작년 말 숨을 거둬 지금은 나몽이만 남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