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만큼

입력 : 2021.07.28 03:30
[예쁜 말 바른 말] 만큼
*일한 만큼 버는 정직한 직업… 젊은 택배 기사 늘어난다

*제74회 칸 영화제에 참여한 영화 '비상 선언'이 "놀랄만큼 훌륭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밑줄 친 '만큼'의 띄어쓰기가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려요. 어느 것이 틀리는지 찾아 바르게 고쳐 보세요. 정답은 '놀랄만큼'을 '놀랄 만큼'으로 띄어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큼'은 워낙 많이 쓰는 말이라 그 뜻은 잘 알고 있지만 쓰임에 따라 띄어쓰기가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의존명사로 쓰는 '만큼'은 주로 어미 '-은, -는, -을' 뒤에서 '앞의 내용에 상당한 수량이나 정도임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다' '숨소리가 들릴 만큼 조용하다'와 같이 써요. 또 '뒤에 나오는 내용의 원인이나 근거가 됨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상상도 못 하였던 만큼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와 같이 써요.

'조사'로 쓰는 '만큼'은 앞말과 비슷한 정도나 한도라는 걸 나타내요. 예를 들면 '동생도 형만큼 똑똑하다' '나도 노력하면 너만큼 잘할 수 있어'처럼 써요.

앞 예문에서 살펴봤듯이 '만큼'이 의존명사일 때에는 앞말과 띄어 써야 하고, 조사일 때는 앞말에 붙여 써야 해요. '이만큼' '저만큼' '그만큼'은 모두 '만큼'이 조사로 쓰였기 때문에 붙여 써야 합니다. '만큼'의 유의어는 '만치'이고, '마치'는 잘못된 표현이에요.

또 많이 쓰는 말 중에 '얼마만큼'이 있어요. 부사로 쓰이는 '얼마만큼'은 의문문에서 수량이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묻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그 기업은 앞으로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요?'같이 쓸 수 있죠. '얼마의 수량이나 정도쯤 되게'라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예를 들면 '얼마만큼 지났을 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와 같이 써요. 명사로 쓰일 땐 '수량이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묻는 말'이에요. '얼마만큼'의 준말은 '얼만큼'이 아니라'얼마큼'이에요.
류덕엽 교육학박사· 서울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