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동대문 관람소서 활동사진 첫 유료 상영… 입장료는 10전이었대요

입력 : 2021.07.13 03:30

영화관

 /추수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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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극장이 8월 말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1979년 문을 연 서울극장은 단성사<사진>·피카디리와 함께 종로 3가 극장가의 전성기를 이끌었어요. 하지만 2000년대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등장으로 점차 쇠락하더니, 최근 코로나로 매출이 급감했다고 합니다. 영화관은 언제, 어떻게 시작했을까요?

영화의 시초는 프랑스 뤼미에르 형제가 1895년 9월 발표한 '뤼미에르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이란 1분짜리 다큐멘터리 영상이에요. 이 영상이 상영된 프랑스 동남부 라시오타의 레뎅극장을 세계 최초 영화관으로 볼 수 있어요. 레뎅극장은 연극이나 권투 등 다양한 공연이 이뤄졌던 곳이에요. 뤼미에르 형제는 같은 해 12월 파리 '르 그랑 카페'에서 '라시오타 역에 들어오는 기차'라는 영상을 상영했는데 입장료로 1프랑을 받았대요.

최초의 상설 영화관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1905년 탄생했어요. 쇼맨이었던 해리 데이비스는 96석 규모의 영화 전용 상영 극장을 만들고 입장료로 5센트를 받았죠. 이 극장은 5센트를 뜻하는 니켈이란 단어에 그리스어로 극장을 뜻하는 오데온을 합쳐 '니켈로디언'이라는 이름으로 불렀어요. 니켈로디언이 큰 인기를 끌자 극장주들은 차별화를 위해 극장을 점점 크고 화려하게 짓기 시작했어요. 이때 1000~ 2000명이나 수용할 수 있는 '영화궁전(시네마 팰리스)'들이 등장했는데 로비엔 라운지가 있고 흡연실에 탁아실까지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영화궁전은 1930년대 대공황 때 점차 사라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선 20세기 초반부터 영화가 상영됐어요. 최초로 돈을 받고 영화를 상영한 기록은 1903년 황성신문에 난 광고예요. '동대문 한미전기회사의 창고에서 매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활동사진을 보여주니 보러 오라'는 내용이었어요. 입장료는 10전이었어요. 당시 사람들은 영화를 '움직이는 사진'이라는 의미로 활동사진이라고 불렀지요. 이 관람소는 후에 광무대로 불렸어요. 여기선 낮엔 소리패가 공연하고, 밤엔 활동사진을 상영했어요. 이 밖에 서양식 호텔인 서울 정동의 손탁호텔 등에서도 영화가 상영됐다고 해요.

이후 광무대 주인 박승필이 각종 공연이 이뤄지던 단성사를 인수해 1907년 최초의 상설 영화관을 열었어요. 이후 종로극장 등 다른 영화관들도 등장했죠. 극장들은 해외 무성영화를 수입해 상영했어요. 소리가 안 나는 무성영화였기 때문에 옆에서 '변사'가 줄거리를 설명해줬어요.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