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새우깡 맛 애벌레, 아몬드 맛 귀뚜라미… 전 세계 20억명이 즐겼대요

입력 : 2021.07.07 03:30

식용 곤충

갈색거저리 애벌레로 만든 소시지·채소 꼬치. /농촌진흥청
갈색거저리 애벌레로 만든 소시지·채소 꼬치. /농촌진흥청

요즘 미국에는 매미 요리가 유행이에요. 미국에는 17년마다 한 번씩 수십억 마리가 한꺼번에 출현하는 '브루드10'이란 매미가 있는데, 올해가 그 매미들이 나타나는 해거든요. 브루드10이 17년마다 출몰하는 것은 땅속에서 유충으로 사는 기간이 17년이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어요. 일부 식당들은 이 매미로 샐러드나 수프 등 각종 요리를 선보이고 있답니다.

곤충 요리라니 좀 낯설지만, 곤충은 인류의 미래 식량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무기질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소·돼지·닭 등 덩치 큰 가축보다 온실가스도 훨씬 적게 배출해 환경친화적이기 때문이에요.

우리 정부도 2010년에 곤충산업육성법을 제정하고 농업의 한 분야로 육성하고 있어요.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먹어도 괜찮은 곤충을 파악해 지정하는데, 현재 식용 곤충으로 지정된 건 아홉 가지예요. 농촌에서 별미로 먹어 온 벼메뚜기, 길거리 음식으로 친숙한 번데기의 원료인 누에, 병에 걸려 딱딱하게 말라 죽은 누에인 백강잠 등이 있어요.

나머지 여섯 종류는 최근 몇 년 새 지정됐어요. 흰점박이꽃무지·장수풍뎅이·갈색거저리·아메리카왕거저리 등 네 종의 곤충은 애벌레를 요리해 먹어요. 또 수컷 꿀벌은 번데기로, 쌍별귀뚜라미는 어른벌레의 형태로 먹고요. 이들은 맛과 영양가, 해로운 성분은 없는지 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곤충들이에요.

식용 곤충들은 대체로 고소한 맛이 나요. 특히 갈색거저리 애벌레는 고소한 새우깡 과자와 맛이 아주 비슷해 '고소애'라는 별명이 생겼어요. '쌍별이'로 불리는 쌍별귀뚜라미는 아몬드 맛이 나고요.

식용 곤충은 우선 깨끗이 씻은 뒤 바로 요리하기도 하고, 아니면 데치거나 쪄서 냉동 보관하기도 해요. 말린 뒤 갈아서 요리에 넣거나 육수를 내기도 해요. 아직은 곤충 요리를 낯설어하는 사람도 많아 익숙한 한식·양식 등에 곤충을 곁들인 요리가 많이 개발되고 있어요. 다진 고소애를 넣은 해물볶음밥, 흰점박이꽃무지 분말을 넣은 흑임자죽 등이 그런 경우죠.

전 세계적으로 곤충을 먹어본 사람이 20억명에 달하고, 곤충 요리도 2000종이 넘게 만들어졌대요. 지금까진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말리거나 볶거나 튀긴 곤충 요리를 팔았지만, 요즘엔 서양에서도 새로운 곤충 요리를 많이 개발하고 있어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식당에서는 벌집나방으로 만든 타코를 선보였고, 프랑스의 식당에서는 귀뚜라미를 넣은 샐러드, 곤충 가루를 넣은 마카롱 등을 선보였어요.

도움말=김선영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 한병윤 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