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일본에 빼앗겼던 경천사지 십층석탑, 베델 등 언론인 노력으로 돌려받았죠

입력 : 2021.07.05 03:30
[재밌다, 이 책!] 일본에 빼앗겼던 경천사지 십층석탑, 베델 등 언론인 노력으로 돌려받았죠

문화재를 지킨 사람들

안민영 지음 l 허지영 그림
출판사 책과함께어린이 l 가격 1만3000원

박물관에 가면 이전에 쓰던 가구 등 생활용품, 그림·조각 같은 예술품을 통해 조상들의 삶을 알 수 있어요. 이렇게 박물관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유물들이지만, 우리 눈앞에 있기까지 여러 사람의 노력이 깃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전쟁 때 분실됐거나 도둑맞은 유물이 뒤늦게 먼 외국에서 발견되어 돌아온 경우도 있고, 화재 위협을 피해 한때 다른 곳으로 옮겨졌던 것도 있죠.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개성 경천사지 십층석탑'도 그런 경우예요. 1907년 일본 왕을 보좌하는 궁내 대신 다나카 미쓰아키는 이 탑을 자기 집 정원에 세우고 싶다며 총을 찬 일본인 수십 명을 거느리고 와 주민들을 위협한 뒤 빼앗아갑니다. 우리나라 신문들과 영국인 기자 어니스트 베델, 미국인 기자 호머 헐버트 등 여러 언론들이 석탑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할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고해 세계에 알렸어요. 여론이 들끓자 다나카는 결국 11년 만에 탑을 돌려줍니다. 심하게 훼손된 탑을 복원하는 데도 여러 사람의 힘이 필요했어요. 결국 2005년 석탑은 국립중앙박물관 로비에 당당하게 다시 설 수 있었답니다.

이 책은 경천사지 십층석탑뿐 아니라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어재연 장군의 '수자기' 등 많은 문화재들이 어떤 수난을 겪고, 어떻게 돌아오게 됐는지 설명해요. 발견한 후에도 소장자를 찾고 설득해 도로 사오거나 기증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문화재를 찾기 위해 거액의 재산을 기증한 이들도 있어요. 책을 읽은 후 직접 유물들을 보러 가면 어떨까요?

박사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