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오존층 두께 5% 이상 얇아지지 않게' 환경 걱정만 말고 기준 정해 지켜요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
요한 록스트룀·마티아스 클룸 지음 l 김홍옥 옮김
출판사 에코리브르 l 가격 1만8000원
깜깜한 밤 가파른 절벽 가장자리를 차로 운전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생각만 해도 아찔해요. 이렇게 위태로운 절벽 길을 마음껏 달리는 운전자는 없겠지요. 환경 위기와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는 학자들은 현재 지구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진단해요. 연구에 따르면, 인류는 매년 약 4000만t의 탄소 공해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이런 속도라면 21세기 말쯤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섭씨 4도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측됩니다. 지구가 아프면 동식물과 인간도 어려움을 겪어요. 지구도 구하고 인류도 성장할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 책은 지구온난화와 환경 위기가 초래할 재앙을 예방하고 인류 발전도 지속할 대안을 소개해요. 바로 '지구 한계'라는 개념이에요. 마치 위험한 벼랑에 난간을 설치해 놓으면 운전자가 안심하고 차를 몰 수 있는 것처럼 '지구 한계'를 설정해 놓고 지키면 환경 위험도 관리하면서 인류도 발전을 지속할 수 있다는 거죠.
지구는 자동 조절되는 복잡한 시스템으로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자연 상태가 좋을 때는 지구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복원력도 좋아집니다. 기후가 안정적이고 강수량이 적절하고 토양과 대기 상태가 좋으면 가끔 재난이 닥치더라도 다양한 생물들이 번식하며 살아가는 것처럼요. 지구 복원력은 외부에서 나쁜 요소가 들어와도 그 힘을 약화하고 없애는 힘이에요. 마치 나쁜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평소 건강을 잘 관리하면 이겨낼 수 있는 것과 같죠. 알맞은 체중,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운동 기준을 마련하고 지키면 건강해지듯 '지구 한계'의 명확한 기준을 설정해두고 지키면 지구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에요.
그렇다면 우리가 지켜야 할 지구 한계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건강한 지구를 위해 필요한 요소를 수량화해 분야별로 9가지 기준을 제시해요. 예를 들어, 급격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성층권의 오존층 두께가 이전 산업 시대인 1950년대보다 5% 이상 얇아지지 않아야 한다고 제안해요. 또 연간 전 인류가 사용하는 강이나 지하수 같은 담수량도 현재 수준(약 4000㎥)을 유지하고, 얼음으로 덮이지 않은 지표면 가운데 개발지와 경작지 비율이 현재는 12%인데, 앞으로도 15%는 넘기지 말자고 주장해요. 이 밖에도 저자는 생물 다양성 손실률, 해양 산성화, 질소·인에 의한 오염, 대기오염 등에 대해서도 한계치를 제시해요. 환경오염 수준을 걱정만 할 게 아니라, 지구 한계 기준을 명확히 알고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