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멜라닌 색소 없는 돌연변이… 몸은 희고 눈은 빨개요
입력 : 2021.06.02 03:30
알비노 동물
- ▲ /연합뉴스
우선 '색소결핍증'이라는 병을 앓는 경우가 있어요. 동물 몸에는 멜라닌 색소라는 성분이 있어요. 색소결핍증은 아기 동물의 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유전자가 변형돼 멜라닌 색소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생기는 병이에요. 멜라닌 색소가 아예 없는 경우를 '알비니즘(albinism)' 또는 '백색증'이라고 하고, 이 병을 앓는 동물을 '알비노'라고 해요. 멜라닌 색소는 동물의 몸에서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해요. 특유의 몸과 눈의 색깔을 갖게 해주고, 피부나 눈을 자외선 등으로부터 보호해주거든요. 알비노 동물 중에는 유난히 눈이 빨간 경우가 많아요. 그건 눈을 감싸고 있는 망막 등에 있어야 할 멜라닌 색소가 없다 보니 눈 안쪽 혈관이 그대로 보이기 때문이에요. 색소결핍증은 대물림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만일 이 병을 앓는 동물끼리 짝짓기를 하면 대물림될 수도 있어요.
색소결핍증이 아닌데 흰색 동물이 태어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경우는 '루시즘(leucism)'이라고 해요. 멜라닌이 아닌 다른 색소들이 부족해 흰 색깔이 나타나는 현상이에요. 알비니즘과 달리 눈 색깔이 빨갛지는 않지요. 또 완전히 하얗지 않은 경우도 많아요.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으로 친숙한 백호가 루시즘의 대표적인 경우예요. 백호는 검은색은 남아있어 얼룩무늬 털 빛깔은 그대로이고 눈도 빨갛지 않거든요.
흰색으로 태어난 동물들은 동족보다 살아남을 확률이 낮답니다. 멜라닌 색소가 부족하면 피부와 눈이 쉽게 손상돼 여러 질병을 앓을 수 있거든요. 병에 걸리지 않더라도 초식동물은 천적 눈에 쉽게 띄고, 육식동물은 사냥감 눈에 쉽게 노출돼 먹이 구하는 게 힘들어요. 그래서 동물원에서 사람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