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이야기] 동료 딸 모델로 즉석에서 만든 이야기… 영국 판타지 문학 발달에 영향 줬대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 /영국 국립초상화박물관
"그러다가 토끼가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어 보면서 빨리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는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주머니 달린 조끼를 입거나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는 토끼를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라는 제목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요.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의 소장 작품 78점을 오는 8월까지 선보인다고 해요. 그런데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 윌리엄 셰익스피어,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인물들 사이로 '앨리스 리델'<사진>이라는 생소한 소녀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어요.
앨리스 리델은 영국의 동화작가 루이스 캐럴(1832~1898)이 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실제 모델이에요. 루이스 캐럴의 본명은 찰스 럿위지 도지슨인데,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 교수였어요. 동료 교수인 헨리 리델에겐 딸이 세 명 있었는데, 앨리스 리델은 둘째 딸이었어요. 루이스 캐럴이 이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갔다가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즉흥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시작이라고 해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865년 처음 출간된 이래 150년도 넘게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에요. 5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되었고, 무엇보다 TV 드라마, 만화영화,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됐어요. 이 작품은 이후 '반지의 제왕' 등 영국 판타지 문학 발달에 큰 영향을 줬대요.
앨리스는 주머니 달린 조끼를 입고 회중시계를 든 토끼<아래 그림>를 발견하고는 곧바로 그 토끼가 사라진 굴로 뛰어들어요.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에서 몸이 커졌다가 작아졌다 하기도 하고, 기이한 동물들과 만나 신기한 경험을 하면서 우정을 쌓아가요. 버섯 위에 앉아 물담배를 피우는 애벌레로부터 몸집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죠. 앨리스는 크로켓 경기장에서 신경질적인 하트 여왕을 만납니다. 하트 여왕은 아무에게나 화를 내고 별 이유도 없이 "목을 잘라라"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해요. 앨리스가 퉁명스럽게 말했다는 이유로 앨리스의 목도 자르라고 명령할 정도죠. 앨리스는 이후 하트잭이 여왕이 만든 타르트를 훔친 죄를 묻기 위해 열리는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요. 여왕이 배심원 평결도 듣지 않고 하트잭에게 사형을 선고하려 하자 앨리스는 반대해요. 여왕은 다시 앨리스의 목을 베라고 명령했지만, 몸이 굉장히 커진 앨리스는 카드 병사들도 두렵지 않죠. 바로 그때 앨리스는 꿈에서 깨어납니다.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경험하는 모험들을 따라가며 읽다 보면 단조로운 우리 일상에도 이런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잠시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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