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데이브 에거스 지음 l 앤젤 창 그림 l 출판사 상수리 l 가격 1만5000원

우리가 여행을 가는 이유는 많습니다. 인류가 만들어 놓은 멋진 건축물을 볼 수 있고, 낯선 사람을 사귈 수도 있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고요. 그 많은 이유 중 하나는 경이로운 풍경을 보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은 산,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빛깔의 바다,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오색 영롱한 산호초 등이 지구 곳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하얀 바탕에 검은 얼룩이 있는 호랑이의 여행을 보여줍니다. 호랑이는 등에 의자 하나를 끈으로 질끈 묶어 매고 집을 향해 기나긴 여행을 떠나요. 왜 집을 떠나온 것인지, 집이 어딘지에 대해선 아무 설명도 없이, 오직 풍경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각각의 풍경에는 영어 단어가 쓰여 있습니다. 이 단어의 비밀은 마지막 페이지에서 밝혀집니다.

호랑이가 집에 도착하면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테이블 위에 맛있는 저녁 식사를 차려두었지요. 호랑이가 거추장스러운 의자를 끝까지 가지고 온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테이블 주변에 가족들과 함께 앉기 위해서는 의자가 필요하거든요.

마지막 페이지에서 저자는 호랑이가 지나온 곳을 설명합니다. STEPPE(스텝)은 주로 짧은 풀들로 뒤덮인 넓은 초원이에요. 여름이 뜨겁고 건조한 곳이나 겨울이 짧고 비가 많이 내리는 곳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출발한 호랑이는 가파른 바위나 산들 사이에 있는 좁은 골짜기인 GORGE(고지·협곡)를 지나고 물이 말라버린 VALLEY(밸리·계곡)를 힘겹게 올라요. 계곡은 산에 깊고 길게 파인 골짜기를 말해요. FJORD(피오르)도 열심히 올라요. 피오르는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길고 좁은 얼어붙은 골짜기 사이에 바닷물이 채워진 만이지요. 노르웨이에 많다고 해요. TUNDRA(툰드라)는 주로 북반구 극지에 있는, 대부분이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어 식물이라고는 이끼와 허브, 작은 관목 식물들 정도만 볼 수 있는 평평한 지역이에요. 이곳에서 우리는 호랑이와 함께 오로라를 볼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호랑이 가족이 살고 있는 곳은 TAIGA(타이가)입니다. 이곳은 툰드라와 스텝 사이에 있는 북반구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침엽수림이에요. 수십억 그루의 나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샘물을 만들어내는 장소라고 합니다. 우리가 잃으면 안 될 소중한 장소예요. 하얀 호랑이가 거쳐 온 모든 곳이 그렇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