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벤츠 자동차 창업자가 처음 개발… '아라비아의 로렌스'도 즐겨 탔어요
입력 : 2021.05.18 03:30
원동기
- ▲ 최초의 오토바이‘라이트바겐’입니다. /위키피디아
오토바이는 사실 일본에서 자동(auto) 자전거(bicycle)란 의미로 조합한 단어입니다. 영어권에서는 주로 '모터사이클(motorcycle)'이라 부릅니다. 오토바이는 자동차에 증기 엔진을 사용하던 19세기 말 처음 등장했습니다. 1883년 영국 쇼브론 데이비스란 사람이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작은 증기 엔진으로 움직이는 오토바이를 개발했지만 무겁고 불편하다는 단점 때문에 거의 사용되진 못했어요. 그래서 보통 최초 오토바이로 인정받는 건 1885년 독일의 고틀리프 다임러가 가솔린 엔진을 이용해 만든 오토바이예요. 다임러는 아들이 타고 다니던 목제 자전거에 가솔린 엔진을 달아서 시속 16㎞로 갈 수 있는 오토바이 '라이트바겐(Reitwagen)'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죠. 해당 특허는 최초 내연기관 자동차로 여겨지는 카를 벤츠의 자동차 특허가 통과된 1886년보다 앞선 것이었어요. 자동차보다 오토바이가 더 빨리 개발된 거죠. 다임러가 개발한 라이트바겐도 상업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지만, 이 아이디어가 세계로 전파되면서 프랑스·영국·미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오토바이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임러와 벤츠는 나중에 자동차 회사 벤츠를 창업한 두 주인공입니다.
오토바이는 자동차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중화 속도가 빨랐어요. 특히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오토바이 생산이 급증했어요. 전쟁에서 말 대신 보급품을 나르고 이동하는 수단으로 오토바이가 각광받기 시작한 거죠. 오토바이는 2차 세계대전(1939~1945년) 때도 기병대(말 타고 싸우는 병사)를 대체하거나 수색·정찰에 널리 쓰였습니다.
오토바이 같은 원동기는 자동차와는 달리 탑승자의 몸이 노출되어 있어 사고가 나면 크게 다쳐요. 그래서 원동기를 탈 땐 꼭 헬멧을 써야 하죠. 많은 사람이 헬멧을 쓰게 된 계기는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실제 주인공인 영국 군인 토머스 로런스가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로런스는 1차 세계대전 중 아라비아 일대로 파견되어 아랍 독립운동을 도운 인물이에요. 어느 날 로런스는 친구를 자기 집에 초대하려 오토바이를 타고 전보를 치러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국인들은 영웅을 어이없이 잃었다는 슬픔에 휩싸였고 그 사고 이후 영국에서 오토바이 헬멧이 등장했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