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일본은 사토, 미국은 스미스, 중국은 왕·리·장이 가장 많대요
입력 : 2021.04.20 03:30
나라별 흔한 성(姓)
- ▲ 글로벌 금융회사 넷크레디트가 만든 지도입니다. 나라별로 가장 많은 성을 표시했어요. /넷크레디트
과거 소수의 가문을 제외하면 성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어요. 우리 역사에서도 삼국시대나 후삼국시대의 기록을 보면 유력 귀족 가문을 제외하면 성이 없거나 성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신라 때 우산국(지금의 울릉도)을 정벌한 이사부는 김씨지만, 성과 이름을 함께 기록하지 않고 이름만 기록돼 있어요. 고려시대부터 평민들도 성을 갖기 시작했어요. 고려사를 보면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이 즉위한 이후 점점 성과 이름을 같이 쓰는 인물들이 많아져요. 하지만 천민들은 대부분 성이 없었어요. 조선 후기 신분제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법적으로 신분제가 완전히 없어지자 그동안 성이 없었던 천민들도 성을 가졌어요. 이때 성을 새로 갖게 된 천민들은 주인의 성을 따르거나 자신이 거주한 지역에 있는 유력 가문의 성을 선택했어요. 사람들이 많은 성을 따라야 자신이 본래 천민 출신임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었죠. 조선의 천민은 전체 인구 중 약 30%를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이들이 조선시대 유력 양반 가문이었던 김씨, 이씨, 박씨 등을 선택하면서 그 수가 다른 성에 비해 많아진 거죠.
일본은 근대화 과정이었던 '메이지 유신'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성을 갖게 됐는데요. 대체로 지형·지명·사물 등에서 유래한 게 많아요. 일본은 성이 30만 개가 넘는다고 해요. 일본에서 가장 많은 성은 '사토'인데요. 전체 인구의 약 1%밖에 안 된답니다.
영미권 국가에서는 스미스(Smith)라는 성이 가장 많습니다. 스미스는 영어로 대장장이라는 뜻인데요. 서양에서는 주로 조상의 직업에서 성을 따왔어요. 아버지의 이름이나 가문이 배출한 위대한 인물의 이름을 성으로 사용하는 문화권도 있어요. 아이슬란드는 성이 없고 이름 뒤에 '누구의 아들(또는 딸)'이 붙어요. 예를 들어 아이슬란드의 대통령은 귀드니 요한네손인데요. 귀드니가 이름이고 '요한네의 아들(손·Son)'이 뒤에 붙은 겁니다. 아랍권 역시 이와 비슷한데요. 세계적인 거부인 만수르의 이름은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입니다. '술탄 알 나흐얀의 자손인 자이드의 아들 족장 만수르'라는 뜻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