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복권 당첨이 잘 되는 명당 따로 있다? 판매 많아져 당첨도 많이 나온 거예요

입력 : 2021.04.15 03:30

가짜vs진짜

[재밌다, 이 책!] 복권 당첨이 잘 되는 명당 따로 있다? 판매 많아져 당첨도 많이 나온 거예요
안네마리 본 지음 l 유혜자 옮김 l 웬디 판더스 그림 l 출판사 꿈꾸다 l 가격 1만3800원

'13일의 금요일엔 재수가 없다' '돼지 꿈을 꾸면 복권을 사야 한다' 등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겁니다. 정확한 근거나 논리는 없지만 왠지 이 말을 지켜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이런 말을 미신(迷信)이라고 하는데요. 미신은 마음이 무엇에 이끌려서 잘못 믿거나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을 믿는 것을 뜻해요. 이 책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를 살펴보면서 엉터리 뉴스나 미신·속임수 등에 빠지지 않기 위해 어떤 분별력을 갖춰야 할지 알려줍니다. 특히 아직 성숙하지 않은 10대들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네덜란드의 발베이크라는 도시에는 복권을 파는 가게가 있어요. 이 가게에서 복권 당첨자가 여러 번 나오자 사람들 사이에서 "여기에서 복권을 사야 당첨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퍼졌어요. 매일 복권을 사려는 사람들로 가게는 붐볐고 복권 당첨자도 더 자주 나왔어요. 이 가게에 다른 비밀이 있었던 게 아닙니다. 이 가게에서 당첨자가 여러 번 나왔던 것은 사람들이 몰려 복권 판매량이 많아졌기 때문에 당첨자도 많이 나온 거죠. 사람들이 수학적 확률이 아니라 이 가게가 특별하다고 믿는 거죠. 사람들은 정확하게 사실을 따지기보다는 자신이 기대하는 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과거 한 사이비 종교 단체는 특정한 날에 지구가 멸망한다고 예언했습니다. 그들이 지정한 날짜가 됐는데도 지구가 멸망하지 않자 이 종교단체 지도자는 교인들이 열심히 기도한 덕분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설명했어요. 이들은 자신들이 지구 멸망을 막았다고 주장했지요. 미국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이를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고 설명했어요. 우리 뇌가 자기합리화를 해서 서로 모순되는 두 주장을 조화되도록 한다는 거예요. 우리 뇌는 한번 옳다고 받아들이면 쉽게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같은 실수를 반복해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기보다 주변 상황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책은 뉴스도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요. 실제로 1996년 네덜란드 유력 일간지 '드 폴크 스크란트'는 어린이 납치 사건에 대한 허위 특집 기사를 내보냈어요. 꾸며낸 이야기로 기사를 쓴 거예요. 하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그 기사를 믿고 큰 충격에 빠졌어요. 저자는 기사도 정보의 근거와 출처 등을 꼼꼼히 살펴 잘못된 점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알려줘요. 특히 출처를 알 수 없이 인터넷을 타고 전달되는 뉴스를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답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