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이야기] 무인도에서 식량과 무기, 성경만 가지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입력 : 2021.04.13 03:30
로빈슨크루소
- ▲ 1719년 출판된‘로빈슨크루소’의 표지. /위키피디아
로빈슨 크루소는 더 큰 세상을 보고 싶다는 포부를 품고 바다로 모험을 떠나요. 하지만 폭풍우를 만나 무인도에 표류하게 됩니다. 이 책은 일기 형식으로 무인도 생활을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고독을 극복하는 방법, 손수 집을 짓고 옷이며 그릇까지 만드는 일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죠. "무인도에 가서 살아남아야 한다면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들어봤을 거예요. 로빈슨 크루소는 배가 난파됐을 때 식량, 무기, 성경 등을 꺼내왔어요. 혹시 모를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식량으로 무인도에서 경작을 시작했죠. 그리고 무인도에 고립된 상황에서 성경을 정신적 버팀목으로 삼았어요. 로빈슨 크루소는 이렇게 무인도에서 자급자족하면서 장장 28년을 살아요. 이후 그는 선원들 반란으로 무인도에 정박한 영국 배를 구하고 영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 책은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요. 로빈슨 크루소는 '근대소설의 시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인데요. 영화, 연극, 오페라 등으로 만들어져 지금까지도 여전히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 이 소설은 서구 사회를 만들어온 중요한 원리인 개인주의와 개신교 윤리 등을 제시해 후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독일 경제학자 카를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자급자족의 대표적인 사례로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를 들었어요.
좋은 평가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이 소설은 영국 제국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어요. 로빈슨 크루소가 표류한 무인도는 사람을 잡아먹는 야만인들이 사는 곳이었는데요. 로빈슨 크루소는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 흑인을 구해주고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을 붙여줘요. 그리고 그에게 말과 기독교 교리, 연장을 사용하는 법 등을 알려주죠. 이런 설정이 백인 문명의 우월성을 드러내고 원주민을 문명화하려는 서구 중심 사상을 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