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수학 산책] 0과 1로 지구 문명 설명한 전파를 만들어 우주로 보냈어요
입력 : 2021.04.08 03:30
아레시보 메시지
- ▲ /위키피디아
미국 코넬대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는 외계 문명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그는 인간과 교신할 수 있는 지적인 외계 생명체의 수를 계산하는 방정식을 만들었는데요. 이 방정식은 그의 이름을 따 '드레이크 방정식'이라고 해요. 그는 이 방정식에 당시 천문학자, 생명공학자 등 과학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조건을 대입해 외계 생명체가 적어도 10개는 된다고 주장했어요.
드레이크 박사는 우주에 존재하는 외계 생명체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로 해요. 그는 1974년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을 이용해서 우주로 전파를 쐈어요.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에 있는 이 전파망원경은 원래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관측했는데요. 접시 모양 안테나 지름이 305m로 63빌딩 높이보다 50m 더 길어요. 메시지가 향한 곳은 허큘리스 성단(星團)이었어요. 성단은 별이 모여 있는 곳을 뜻해요. 별이 많으면 그만큼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이 많다고 생각한 거죠. 이 성단은 지구에서 2만5000광년 떨어져 있어요. 1광년은 빛이 초속 30만㎞로 1년 동안 나아가는 거리인데, 9조4670억7782만㎞예요.
아레시보 망원경이 보낸 메시지는 수학의 이진법으로 만들어졌어요. 독일 유명 수학자 라이프니츠가 고안한 이진법은 0과 1 두 숫자로 수를 나타내는 방법이에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가 정보를 이진법으로 바꿔서 인식하죠. 이진법으로 나타낸 아레시보 메시지에서 1을 점으로, 0을 빈 공간으로 바꾸면 오른쪽 그림과 같은 메시지가 나와요. 아레시보 메시지는 1부터 10까지 숫자, 유전자를 구성하는 수소, 탄소, 질소, 산소, 인의 원자번호, 두 가닥의 DNA 사슬이 결합한 이중나선 구조 등을 담고 있어요. 또 인간의 형체, 남성의 평균 키, 지구 인구, 태양계의 모습 등을 나타냈죠. 과학자들은 외계 생명체에게 지성이 있다면 메시지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보냈다고 해요.
그림의 일부분을 해석해 볼게요. 그림 가운데 부분에 사람 형체가 있는데요. 사람 왼쪽에 있는 점을 이진법으로 하면 14와 같아요. 아레시보 망원경이 보낸 전파의 파장이 126㎜였는데, 14와 126㎜를 곱하면 1764㎜가 됩니다. 이는 당시 성인 남성의 평균 키였던 176.4㎝를 의미해요. 사람 형체 오른쪽에 있는 점은 이진법으로 하면 약 43억이 되는데요. 이 숫자는 1974년 지구의 인구를 나타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