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86] '다디달다'와 '쌉싸름하다'
* 우리 할아버지는 양갱보다 (다디단/달디단) 마카롱을 좋아하신다.
* 봄 내음 물씬한 (쌉싸름한/쌉쓰름한) 씀바귀 무침이 참 맛있다.
두 문장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올바른 단어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다디단'과 '쌉싸름한'입니다. '맛이 달다'와 연관 지어 '달디단'으로, '맛이 쓰다'를 떠올려 '쌉쓰름한'으로 잘못 쓰는 사람이 많은데요. 오늘은 '다디달다'와 '쌉싸름하다'의 뜻과 쓰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다디단'의 기본형은 '다디달다'입니다. '매우 달다'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어렸을 때 먹었던 다디단 사탕수수', 선물로 받은 다디단 곶감' 등과 같이 쓰입니다. 또 '베푸는 정 따위가 매우 두텁다'는 뜻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골 인심은 다디달아 그들은 귀농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 적응할 수 있었다'로 쓸 수 있어요.
표준어 규정은 "'다디달다'의 의미로 '달디달다'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다디달다'만 표준어로 삼고, '달디달다'는 버린다"고 명시하고 있어요. '다디달다'는 '달다'가 두 번 쓰이면서 앞에서 'ㄹ'이 탈락한 건데요. '아주 작다'라는 뜻의 '자디잘다' 역시 '잘디잘다'는 틀리는 표현입니다. 아울러 '달콤하다' '달다'라는 뜻으로 사람들이 자주 쓰는 '달달하다'는 표준어가 아니라는 것도 기억하세요.
'쌉싸름하다'는 '조금 쓴 맛이 있는 듯하다' '맛이 조금 쌉쌀한 듯하다'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쌉싸름한 맛이 일품인 달래가 제철이다' '직접 만든 도토리묵은 사 온 것보다 훨씬 더 쌉싸름한 맛이 난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쌉싸름하다'와 비슷한 말로 '쌉쏘롬하다' '쌉싸래하다' '씁쓰름하다' 등이 있습니다. '쌉쏘롬하다'는 '쌉싸름하다'의 전북 지역 사투리입니다. '쌉싸래하다'는 '조금 쓴 맛이 있는 듯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씁쓰름하다'는 '조금 씁쓸한 듯하다' '달갑지 아니하여 조금 싫거나 언짢은 듯하다'라는 뜻의 단어예요.
다음 예문을 보고 '다디달다'와 '쌉싸름하다'의 쓰임에 대해 더 공부해봅시다.
<예문>
ㅡ가족 간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다디단 행복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릴 것이다.
ㅡ지난 2월 제주에서 난 월동 무로 담근 김치가 참 다디달았다.
ㅡ쌉싸름한 맛이 뛰어난 머윗잎은 염증을 억제하고 소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ㅡ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하여 독특한 풍미가 느껴지는 새로운 음료가 출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