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로 세상 읽기] 매년 3월에는 NBA보다 대학 농구가 더 인기래요

입력 : 2021.03.29 03:30

'3월의 광란'

지난 19일 ‘3월의 광란’에서 미국 플로리다대와 버지니아 공대가 경기하는 모습입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3월의 광란’에서 미국 플로리다대와 버지니아 공대가 경기하는 모습입니다. /연합뉴스
지금 미국에서는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 한창입니다. 말 그대로 하자면 '3월에 하는 미친 행동'이라는 뜻인데 이는 미국 대학농구 챔피언십 토너먼트를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단순 별명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등록된 이름이기도 하죠. 매년 3월마다 벌어지는데 미국 대학가를 농구 열기 속으로 몰아넣는다고 해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입장권은 첫 경기부터 결승전까지 거의 매진이고 경기장을 찾는 사람이 70여만명(2019년), TV 시청자는 7억명이 넘었다고 해요. 경기 중계권료만도 2018년 8900만달러(약 1007억원)에 달했고, 미국에서만 4700만명이 이 대회 경기에 판돈을 건다고 하니 엄청난 관심이죠. 지난해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사상 처음으로 경기가 취소됐지만 올해는 관중을 최소화하면서 다시 대회를 시작했습니다.

이 '3월의 광란'은 1939년 오하이오주립대 해럴드 올슨 감독이 제안해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에 8개 팀으로 시작했던 것이 점차 팀 수가 늘어서 지금은 68개 팀이 참가해요. 미국 대학 농구팀이 1200여 곳인데 평소엔 각 지역에서 경기를 하다가 성적과 지명도 등을 기반으로 상위 68개 팀을 전미대학체육협회(NCAA)에서 뽑아 토너먼트를 치르게 하는 겁니다.

대학별 전력 차이가 비교적 크지 않고 경기가 단판으로 결정되는 토너먼트 방식이라서 이변이 많이 벌어집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이 따라줘야 하죠. 가장 많이 우승을 차지한 대학은 UCLA로 11차례 정상에 올랐습니다. 1960~1970년대 존 우든이란 전설적인 감독이 UCLA 전성기를 이끌면서 이룩한 업적입니다.

우리나라에도 '3월의 광란'처럼 '농구대잔치'라는 대회가 있었어요. 1983년 시작된 농구대잔치는 실업팀과 대학 등 국내 성인 농구팀이 모두 참가한 최대 규모 농구대회였습니다.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며 미 대학농구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죠. 그런데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하면서 농구대잔치는 점점 관심에서 멀어졌어요. 농구대잔치는 어려움을 겪다가 2018년 대회가 무산됐고, 이후 중단됐습니다.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