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바위너구리와 코끼리·바다소는 '친척'… 문어는 여덟 개 다리에 '작은 뇌' 있어요

입력 : 2021.03.29 03:30
[재밌다, 이 책!] 바위너구리와 코끼리·바다소는 '친척'… 문어는 여덟 개 다리에 '작은 뇌' 있어요

경이로운 동물들

벤 로더리 글·그림 l 이한음 옮김
보림출판사 l 가격 3만2000원

지구 곳곳에 사는 동물들에겐 다양한 특징이 있습니다. 얼굴이 하트 모양인 원숭이올빼미, 코에 멋진 뿔이 있는 코뿔소 등 흥미로운 동물들이 많죠. 이 책은 여러 동물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화가인 저자는 어린 시절 야생 생물에 푹 빠져 있었다고 해요. 그는 사진이 담지 못하는 동물들 미세한 특징을 그리면서 어린 소년 시선으로 동물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동물들 사이에 숨겨진 관계, 신기한 위장능력 등 자연의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요.

뻐꾸기는 자기 둥지가 아니라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아요. 몸집이 큰 뻐꾸기는 둥지에 있는 작은 새를 쫓아내고 원래 있던 알 중 하나를 밖으로 굴려버립니다. 그리고 알을 낳고 떠나요. 신기하게도 뻐꾸기 알은 둥지 주인인 새 알과 비슷한 모양이라고 해요. 딱새 둥지에는 딱새 알과 비슷한 알을, 개개비 둥지에는 개개비 알과 무늬와 색깔이 비슷한 알을 낳는 거죠. 그래서 둥지 주인인 새는 뻐꾸기 알을 자기가 낳은 알로 생각하고 품어요. 부화한 뻐꾸기 새끼도 자기 새끼인 줄 알고 키우죠. 동물 중에는 뻐꾸기처럼 다른 생물에 의지해 한쪽이 이익을 얻고 다른 쪽은 해를 입는 관계가 많아요. 이를 '기생관계'라고 해요.

사람은 형제와 친척이 대부분 비슷하게 생겼지만, 동물의 세계는 좀 다릅니다. 동물은 공통점, 특징 등을 토대로 무리를 나눠 분류할 수 있는데요. 분류 체계가 비슷하면 친척 관계인 셈이죠. 작고 통통하고 작달막한 다리로 바위를 잘 타는 바위너구리의 가장 가까운 친척은 뜻밖에도 거대한 코끼리와 바다소입니다. 바위너구리는 이름만 너구리이지 개과인 너구리와는 다른 동물입니다. 오카피는 얼룩말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말이 아니에요. 가장 가까운 친척은 기린이죠. 타조, 레아, 에뮤, 화식조, 키위는 모두 친척들이지만, 가장 큰 타조는 키가 3m에 달하지만 가장 작은 키위는 키가 약 45㎝밖에 되지 않아요.

주먹이 가장 빠른 동물은 누굴까요? 권투하는 것처럼 앞다리로 공격하는 캥거루가 떠오르나요? 정답은 갯가재입니다. 갯가재는 총알이 발사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팔을 뻗어 상대를 때리는데요. 어찌나 빠른지 팔 앞쪽에서 공기방울이 생겼다 터지며 막강한 에너지가 생성된다고 해요. 그래서 두꺼운 껍데기도 부술 수 있다고 합니다.

문어가 똑똑하다는 얘기는 들어보셨나요? 문어는 유리병에 갇혔을 때 다리로 병 뚜껑을 열어 탈출할 수 있다고 해요. 문어는 몸통에 커다란 중앙 뇌가 있고, 여덟 개의 다리 각각에도 '작은 뇌'가 있어 다리가 빠르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박사·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