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천방지축 고아 소녀 성장기… "내게 사랑을 가르쳐준 아이"
입력 : 2021.03.16 03:30
빨간 머리 앤
- ▲ /넷플릭스
미 공군이 올해부터 소속 여군에게 양 갈래로 머리를 땋는 걸 허용하기로 했는데요, '빨간 머리 앤' 주인공이 바로 이런 머리 형태로 유명합니다. 그동안 단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금지했는데 여군들 불만이 많았다네요.
이 '빨간 머리 앤'은 캐나다 소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대표작이에요. 1908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도 영화, 드라마, 만화, 뮤지컬 등으로 다양하게 제작돼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빨간 머리 앤은 무뚝뚝한 남매에게 입양된 고아 소녀가 겪는 성장기를 다루고 있어요. 매슈와 마릴라 남매는 농장 일을 도울 수 있는 남자아이를 입양하기로 했어요. 하지만 매슈에게 온 입양아는 빨간 머리에, 얼굴은 주근깨투성이인 여자아이 앤이었어요. 매슈는 처음에는 어쩔 줄 몰랐지만, 재잘재잘 이야기를 늘어놓는 앤의 순수함에 빠졌고, 결국 집으로 데려오고 말아요. 앤이 어릴 때 부모님을 잃고 이 집 저 집을 전전하다가 끝내 고아원에 맡겨졌다는 걸 알고 마릴라도 앤을 받아들이죠.
매슈와 마릴라가 앤을 돌보기로 했지만, 평생 독신으로 살았기 때문에 앤을 키우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더욱이 앤은 천방지축이었어요. 교회에 새로 부임한 목사님 부부를 대접한다고 만든 케이크에 향신료 대신 진통제를 넣는 바람에 한바탕 난리가 나기도 해요. 감기 때문에 냄새를 맡지 못해 벌어진 일이지만, 매슈와 마릴라로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죠. 그래도 두 사람은 정 많고 감성이 풍부한 앤을 점점 더 사랑하게 됐어요. 특히 마릴라는 앤을 돌보면서 삶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게 됐어요. "내게 사랑을 가르쳐 준 아이"라고 고백할 정도였죠.
매슈와 마릴라의 보살핌 속에 앤은 교사가 될 수 있는 전문학교에 입학해 1년 만에 교사 자격증을 받았어요. 장학금을 받고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길도 열렸죠. 하지만 앤은 자신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매슈가 세상을 떠나고 곧이어 마릴라도 건강이 나빠지자 대학 입학을 포기했어요. 대신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게 돼요. 앤을 사랑과 정성으로 보듬어준 매슈와 마릴라 등 주변 사람들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밝은 마음을 잊지 않았던 앤의 이야기는 열렬한 호응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