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2000년 전 인도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왔어요

입력 : 2021.03.10 03:30

무궁화

흰색 꽃잎에 중앙이 붉은 무궁화의 모습. 무궁화는 300여 품종이 있어요. /행정안전부
흰색 꽃잎에 중앙이 붉은 무궁화의 모습. 무궁화는 300여 품종이 있어요. /행정안전부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동요 '우리나라 꽃'에 나오는 가사입니다. 애국가에도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구절이 있죠. 가사처럼 무궁화(無窮花)는 우리나라의 상징인데요. 무궁화를 머릿속에 떠올려보세요. 흰색 꽃잎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고 붉은빛을 띠는 꽃잎이 생각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국립산림과학원은 사람들에게 어떤 무궁화가 가장 좋은지 조사해서 얼마 전 발표했는데요.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무궁화는 흰색 꽃잎에 중앙이 붉은 품종입니다. '흰옷 속 붉은 마음'이라고 해서 지조와 절개를 상징해요.

무궁화는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 자랍니다. 인도와 중국 서남부에서 자라다가 우리나라에는 2000년 전 들어왔다고 해요. 무궁화가 우리 민족성을 나타내는 꽃으로 통하지만 법으로 무궁화를 나라꽃, 그러니까 국화(國花)로 정한 건 아니에요. 구한말부터 일제 시기를 거치며 "색이 은은하고 오래간다"는 특징 때문에 저항의 상징으로 통하다 보니 국민과 학계로부터 자연스럽게 나라꽃으로 인정받은 거죠.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만큼 무궁화는 품종 개량이 다양하게 이루어졌습니다. 흰 꽃부터 붉거나 푸른 꽃까지 전 세계적으로 300여 품종이 개발됐다고 해요.

무궁화는 7월부터 10월까지 지름이 어른 손가락만 한 꽃을 피우는데요, 이때 품종에 따라 홑꽃을 피우거나 겹꽃을 피웁니다. 홑꽃의 꽃잎은 대체로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입니다. 꽃잎이 살짝 겹쳐지긴 하지만 부채를 펴놓은 것처럼 커다란 한 장으로 느껴지지요. 반대로 겹꽃은 수술과 암술이 꽃잎으로 변한 것으로 기본 홑꽃잎 위에 여러 겹 포개어진 모양을 띱니다. 우리 국민은 일반 꽃은 꽃잎이 여러 겹 겹쳐 풍성한 '겹꽃'을 좋아하는데, 유독 무궁화에 대해서만 '홑꽃'을 좋아해요.

최새미 식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