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칠순 맞은 앨버트로스가 알 낳아… 몸집 큰 새가 더 오래 생존하죠

입력 : 2021.03.09 03:30

새의 수명

라이안 앨버트로스 ‘지혜’와 새끼. /Friends of Midway 페이스북
라이안 앨버트로스 ‘지혜’와 새끼. /Friends of Midway 페이스북
"70년을 산 새가 지난 1월 알을 낳았다. 지난달에는 그 알을 깨고 새끼가 나왔다"고 미국 국립야생보호국이 밝혔어요. 이 새는 하와이 인근 야생동물보호지역에 사는 '라이안 앨버트로스'인데요. 앨버트로스는 '신천옹'이라고도 불리죠. 한 생물학자가 이 새의 한쪽 다리에 가락지를 채운 게 1956년입니다. 그 당시 최소 5살로 추정됐으니, 올해로 70년을 산 것이죠. 생물학자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새의 이동 경로, 짝짓기, 알 낳기 등을 관찰해 왔어요. 과거 생물학자들은 '야생 라이안 앨버트로스는 30~40년 산다'고 추정했어요. 이 새는 그 추정이 잘못됐다는 걸 알려줬지요. 70살 새의 이름은 '지혜(Wisdom)'랍니다. 자연재해와 기후변화, 해양 쓰레기 등 온갖 생존의 위협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지금까지 살아남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새의 수명은 몸 크기와 비례하는 경향이 있어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몸집이 큰 새가 더 오래 생존한다고 해요. '지혜'가 속한 라이안 앨버트로스는 몸길이가 약 135㎝, 몸무게 6~12㎏에 달하는데요. 다른 새에 비해 장수하는 것으로 유명해요.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갈매기, 비둘기 등은 15~20년 정도 살아요. 크기가 작은 새는 수명이 5~10년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포식자가 없는 야생보다 동물원 등 사육장에서 사는 새는 수명이 더 길어요. 호주 앵무새 (Sulphur-crested Cockatoo) '바레타'는 동물원에서 80살까지 생존하고 있다고 해요.

라이안 앨버트로스는 2년에 한 번 정도 알을 낳는데요. 알을 낳을 때는 단 1개만 낳아요. 전문가들은 '지혜'가 지금까지 30~40개의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운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라이안 앨버트로스는 한 번 맺은 짝과 평생을 산다고 해요. '지혜'를 관찰해온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혜는 이전에 같이 살던 남편이 먼저 죽자 다른 짝을 만났다고 해요.


윤종민 박사·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