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초음파로 위치 확인… 서로 의사소통 가능해요

입력 : 2021.03.04 03:30

동물과 초음파

/그래픽=박상훈
/그래픽=박상훈
얼마 전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중국 현지 조사를 통해 야생에 서식하는 박쥐로부터 나온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왔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박쥐는 수많은 바이러스들을 가지고 있어요. 무려 156종이나 된다고 해요. 박쥐는 특이한 면역 체계를 갖고 있어 바이러스를 지녔어도 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박쥐가 가진 또 다른 특징은 깜깜한 동굴에서 살고 어두운 밤에 활동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박쥐는 어떻게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걸까요. 그건 초음파 덕분입니다. 사람은 주파수 16~2만㎐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요. 2만㎐보다 높은 주파수를 갖는 소리를 초음파라고 해요. 박쥐는 입 또는 코에서 초음파를 만들어 내는데요. 초음파를 레이더처럼 보내서 튕겨 나오는 초음파를 인식합니다. 먹이나 물체가 어떻게 움직이고 크기는 어떤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방향과 위치까지 초음파를 통해 안다고 하네요. 그래서 어두운 밤에도 자유자재로 사냥하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는 거죠. 초음파로 의사소통도 한답니다. 번식하기 위한 짝을 찾을 때나 다른 박쥐들에게 위험 신호를 보낼 때 초음파를 이용해요.

영화 '배트맨'을 보면 박쥐 떼가 도심 속 빌딩 숲을 날아다니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실제로는 불가능하다고 해요. 고층 빌딩 유리창처럼 매끈하고 완전 평면인 물체는 초음파를 다른 방향으로 반사하기 때문이죠. 박쥐가 빌딩을 허공이라고 생각해 부딪히게 된다고 합니다.

초음파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동물인 돌고래도 있습니다. 돌고래에는 멜론이라는 기관이 있어요. 여기서 초음파를 만들어 보내는데요. 물속에서 먹이에 부딪혀 돌아온 반사파를 감지해 먹이의 크기, 종류, 위치 등을 파악해요. 돌고래끼리 의사소통할 때도 초음파를 이용합니다. 남극에 사는 웨들바다표범도 초음파로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어요. 웨들바다표범은 적어도 9가지 형태 초음파를 내 신호를 주고받는다고 합니다. 개구리도 초음파로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종이 있습니다. 중국 토렌트개구리인데요. 이 개구리는 수컷끼리 영역 싸움을 할 때 초음파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광배 박사·국립생태원 서식지보전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