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개미들의 움직임에도 규칙이 있을까? 이동시간이 짧은 경로를 선택한대요

입력 : 2021.02.25 03:30
[재밌다, 이 책!] 개미들의 움직임에도 규칙이 있을까? 이동시간이 짧은 경로를 선택한대요

개미의 수학

최지범 지음|출판사 에이도스|가격 1만5000원

우리가 여행을 갈 때 목적지를 찾아가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직접 자동차를 타고 목적지 근처로 가서 지도나 표지판을 보고 찾아가지요. 가장 가까운 경로로 갈지, 시간이 덜 걸리는 경로로 갈지 등을 고려해요.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개미들도 개미굴 밖으로 나가 자기 몸보다 큰 먹이를 들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데요. 개미들은 어떻게 목적지까지 이동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수많은 개미의 복잡한 움직임에도 일정한 규칙이 있을까요?

'개미의 수학'은 개미들이 자신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원리에 수학이 숨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2년간 수십 회에 걸쳐 개미를 직접 촬영하고 추적한 자료를 모았어요.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한여름 땡볕에 개미굴 앞에서 개미를 먹이로 유인하면서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직접 만든 실험판에 개미들이 남긴 발자국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자료를 모았죠. 이렇게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개미들이 움직이는 방법을 흉내 내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가상 상황에서 개미들의 움직임을 분석해 실제 결과를 예측하는 거죠.

개미는 최소 시간의 법칙을 따릅니다. 가장 짧은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방법이에요. 개미들은 여러 갈림길이 있을 때 페로몬을 분비해 이동 시간이 가장 짧은 경로를 선택한다고 해요. 페로몬은 같은 종끼리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화학물질이에요. 개미가 길에 페로몬을 뿌리는데, 시간이 적게 걸리는 경로에는 개미들이 더 자주 지나다녀 페로몬이 진해요.

개미는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알기 위해 태양빛이나 커다란 지형지물을 이용해요. 태양을 기준으로 동서남북을 파악하고 지형지물을 보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죠. 또 자신이 얼마나 이동했는지도 알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개미의 이동 경로만 알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개미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과정에 사용된 적분 등 수학적 원리도 알 수 있죠. 노트에 문제를 풀고 해답을 구하는 딱딱한 수학이 아니라 수학적 상상력을 자극해 자연의 원리를 파악하는 수학의 즐거움을 알려줍니다. 이 책은 생물학과 수학을 포괄하는 흥미로운 과학책인데요. 수학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수학적 분석 등 과학자가 연구하는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답니다.



김성신·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