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81] '아는 체'와 '알은체'

입력 : 2021.02.24 03:30

*'과일 가게 사장님은 갈 때마다 알은체와 함께 과일 하나라도 서비스를 주려고 한다.'

*'한 정치인이 시장 도넛 가게를 지나며 "이 집이 유명한 집"이라고 알은체를 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기사에 있는 문장들입니다. 밑줄 친 '알은체'가 '아는 체'를 잘못 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두 문장에서는 '알은체'가 맞는 표현입니다. '알은체'와 '아는 체'는 비슷한 말처럼 보이지만 그 뜻과 쓰임이 다릅니다. 오늘 '알은체'와 '아는 체'를 정확히 공부해 구별해서 쓰세요.

[예쁜 말 바른 말] [181] '아는 체'와 '알은체'

먼저 '아는 체'는 동사인 '알다'와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나 모양'을 뜻하는 의존명사 '체'를 연결한 말인데요. '모르는데도 아는 것처럼 말하거나 행동함'을 뜻합니다. 예를 들면 "정확히 모르면서 아는 체하지 마!" 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아는 체'는 한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띄어 써야 합니다.

다음으로 '알은체'는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임'이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남의 일에 알은체를 하다'와 같이 씁니다. 또 '다른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등 안다는 표시를 냄'이라는 뜻도 있는데요. '서로 알은체도 안 하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알은체'는 한 단어이므로 반드시 붙여 써야 합니다.

아울러 '아는 체'를 '아는 척'으로도 쓸 수 있듯이 '알은체'도 '알은척'으로 바꾸어 쓸 수 있어요.

'아는 체'와 '알은체'가 어떻게 쓰이는지 예문을 통해 구별해 보세요.

〈 예문 〉

­―그녀는 처음 본 우리 일행을 보고 아는 체를 했다.

­―그는 책의 내용을 다 아는 체했지만 책을 읽은 사람이 있어서 금방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작년에 학교 강의실에서 얼굴 한번 본 게 전부인데 그 후배는 엄청 알은체를 했다.

­―내 친구는 오지랖이 넓어 남의 일에 알은체하는 성격이라 때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오랜만에 모임에 갔는데 친구가 먼저 나에게 알은체를 했다.


류덕엽·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