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81] '아는 체'와 '알은체'
*'과일 가게 사장님은 갈 때마다 알은체와 함께 과일 하나라도 서비스를 주려고 한다.'
*'한 정치인이 시장 도넛 가게를 지나며 "이 집이 유명한 집"이라고 알은체를 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기사에 있는 문장들입니다. 밑줄 친 '알은체'가 '아는 체'를 잘못 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두 문장에서는 '알은체'가 맞는 표현입니다. '알은체'와 '아는 체'는 비슷한 말처럼 보이지만 그 뜻과 쓰임이 다릅니다. 오늘 '알은체'와 '아는 체'를 정확히 공부해 구별해서 쓰세요.
먼저 '아는 체'는 동사인 '알다'와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나 모양'을 뜻하는 의존명사 '체'를 연결한 말인데요. '모르는데도 아는 것처럼 말하거나 행동함'을 뜻합니다. 예를 들면 "정확히 모르면서 아는 체하지 마!" 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아는 체'는 한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띄어 써야 합니다.
다음으로 '알은체'는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임'이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남의 일에 알은체를 하다'와 같이 씁니다. 또 '다른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등 안다는 표시를 냄'이라는 뜻도 있는데요. '서로 알은체도 안 하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알은체'는 한 단어이므로 반드시 붙여 써야 합니다.
아울러 '아는 체'를 '아는 척'으로도 쓸 수 있듯이 '알은체'도 '알은척'으로 바꾸어 쓸 수 있어요.
'아는 체'와 '알은체'가 어떻게 쓰이는지 예문을 통해 구별해 보세요.
〈 예문 〉
―그녀는 처음 본 우리 일행을 보고 아는 체를 했다.
―그는 책의 내용을 다 아는 체했지만 책을 읽은 사람이 있어서 금방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작년에 학교 강의실에서 얼굴 한번 본 게 전부인데 그 후배는 엄청 알은체를 했다.
―내 친구는 오지랖이 넓어 남의 일에 알은체하는 성격이라 때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오랜만에 모임에 갔는데 친구가 먼저 나에게 알은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