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높이 600m 넘는 '메가톨' 건물… 전 세계 단 3개밖에 없어요

입력 : 2021.02.23 03:30

초고층건물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세계 최고층 건물‘부르즈 할리파’. /위키피디아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세계 최고층 건물‘부르즈 할리파’. /위키피디아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105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을 짓고 있습니다. 아직 최종 확정된 건 아니지만 예정대로 완성된다면 높이 569m에 달해 롯데월드타워(555m)를 제치고 국내 최고층 건물이 됩니다. 초고층 건물은 어떤 방식으로 만들고 언제부터 짓기 시작했을까요.

세계 최초의 초고층 건물은 1885년 미국 시카고에 지은 홈인슈어런스 빌딩입니다. 10층 규모에 높이는 55m로 지금 보면 아담하지만, 당시 철골 구조를 활용한 현대적인 건물로서는 혁신적인 높이였죠. 건축 기술이 발달하면서 시카고와 뉴욕에는 마천루 열풍이 불었습니다. 마천루는 '하늘에 닿는 집'이라는 뜻으로 아주 높게 지은 건물을 뜻하죠. 1931년 완공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381m)은 40년간 세계 최고층 건물로서 마천루 열풍의 상징이었습니다. 이후 윌리스 타워(442m),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451.9m), 타이베이101(509.2m)을 거쳐 지금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할리파(828m)가 11년째 세계 최고층 건물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초고층 건물은 여의도에 있는 63빌딩(249m)입니다. 20년 동안 국내 최고층 건물이었죠.

초고층 건물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세계초고층빌딩협회는 300m 이상을 수퍼톨(super tall), 600m 이상은 메가톨(mega tall)로 부릅니다. 2010~2015년 수퍼톨 건물 50개가 새로 생겼고 2016년 뉴욕에 들어선 432 파크 애비뉴(425.5m)는 100번째 수퍼톨 건물이 됐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는 173개 수퍼톨이 존재합니다. 수퍼톨 건물은 우리나라에도 5개가 있어요. 메가톨은 지구상에 단 3개만 있는데요. 부르즈 할리파와 함께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타워(632m),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아브라즈 알 바이트(601m)가 주인공입니다.

초고층 건물은 건축 설계와 공학 기술의 합작품입니다. 안정성과 함께 건물의 미적 기능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수많은 기술이 동원돼요. 초고층 건물이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엄청난 압력을 견뎌야 합니다. 건물과 지면이 정확하게 수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건물에 측정기를 설치하고, 인공위성으로 수직 각도를 측정해요. 또 건물을 짓기 위해 필요한 콘크리트는 물처럼 흐를 정도로 점도를 낮춘 다음에 수송관을 이용해 건물 최상부로 쏘아 올려서 공사를 진행합니다.

초고층 건물에서 가장 큰 변수는 바람입니다. 보통 100층 높이에서 바람은 초속 18m로 불어요. 태풍의 평균 풍속과 비슷하죠. 초고층 건물은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물 옥상 밑에 진동 저감 장치가 있습니다. 바람이 만드는 건물 진동을 파악해 진동을 흡수하는 거죠. 지진도 변수입니다. 지진이 나면 건물이 좌우로 춤추듯 흔들리게 만들어 지면의 진동을 건물이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요.



전종현 디자인 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