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다수가 백신 맞으면 접종하지 않은 사람까지 안전해요
입력 : 2021.02.10 03:30
집단면역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접종이 오는 26일 시작된다고 정부가 밝혔어요. 정부는 코로나 백신을 국민 70% 이상에게 맞혀 오는 11월쯤 집단면역을 달성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런데 '집단면역'(Herd Immunity)은 무얼 말하는 걸까요? 감염병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오면 사람들은 이에 맞서는 항체를 갖게 됩니다. 이 항체는 백신 접종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자연적으로 감염병에 걸려도 항체가 형성됩니다. 그런데 어느 집단의 구성원 상당수가 항체를 형성해 면역을 갖게 되면 감염병 확산이 느려지거나 멈추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백신을 맞지 않은 다른 구성원들도 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크게 줄어드는데 이런 상태를 집단면역이라고 해요.
수의학계에서 처음 사용
먼저, 집단면역이라는 용어는 수의학에서 처음 사용됐습니다. 1910년대 미국에서 소·양을 기르던 농가에 가장 위협적인 질병이 유산을 일으키는 감염병이었습니다. 당시 수의학자 조지 포터는 "이 질병은 불처럼 타다가 더 태울 것이 없으면 사그라들어 집단면역이 형성된다"고 했어요. 1923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 교수였던 토플리는 쥐의 질병을 연구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어요. 어느 집단에 속한 일정 정도의 쥐가 감염병에 걸린 뒤 면역력을 갖추면 감염 확산이 멈추는 것을 발견한 것이지요. 토플리는 이를 집단면역이라고 불렀어요. 1924년 왕립해군의학교의 병리학자 더들리 역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와 유사한 현상을 발견했어요. 이때부터 집단면역이라는 말은 사람에게도 사용하게 됐죠.
수의학계에서 처음 사용
먼저, 집단면역이라는 용어는 수의학에서 처음 사용됐습니다. 1910년대 미국에서 소·양을 기르던 농가에 가장 위협적인 질병이 유산을 일으키는 감염병이었습니다. 당시 수의학자 조지 포터는 "이 질병은 불처럼 타다가 더 태울 것이 없으면 사그라들어 집단면역이 형성된다"고 했어요. 1923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 교수였던 토플리는 쥐의 질병을 연구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어요. 어느 집단에 속한 일정 정도의 쥐가 감염병에 걸린 뒤 면역력을 갖추면 감염 확산이 멈추는 것을 발견한 것이지요. 토플리는 이를 집단면역이라고 불렀어요. 1924년 왕립해군의학교의 병리학자 더들리 역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와 유사한 현상을 발견했어요. 이때부터 집단면역이라는 말은 사람에게도 사용하게 됐죠.
- ▲ /그래픽=안병현
이후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유도하는 것이 일반화했습니다. 결과도 성공적이었죠. 백신 접종 없이 최대한 많은 사람이 감염된 뒤, 자연적으로 치유된 사람들이 항체를 보유하게 만드는 방식으로도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는 논리적으로는 틀리지 않지만 실행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바로 그런 사례가 발생했죠.
스웨덴의 집단면역 실험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했을 때 스웨덴은 일상생활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유럽 대부분 나라가 감염자가 지나갔던 곳의 문을 닫고 개학을 미루는 등 적극적인 봉쇄 정책을 펼쳤던 것과 매우 달랐어요. 스웨덴 학생들은 학교에 다녔고 직장인들도 모두 출근했어요. 술집, 식당도 영업을 계속했습니다. 당시 스웨덴 공공보건청장은 "봉쇄 정책이 전염병을 막는 데 효과가 없다"며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집단면역을 이루겠다고 했지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작년 8월 이후 유럽 전역에 확진자가 쏟아졌지만 스웨덴에선 오히려 2개월 전 확진자의 5분의 1로 줄었습니다. 한 달 뒤에는 다시 절반으로 줄었죠. 사망자도 덩달아 감소했어요. 스웨덴 사람들은 집단면역이 작동하는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 기대는 곧 물거품이 됐습니다. 현재 스웨덴 확진자는 50만명이 넘고 사망자도 1만명이 넘었습니다. 인구 규모를 감안해서 계산하면 확진자나 사망자가 우리나라의 40배에 이릅니다. 스웨덴은 결국 백신 없이 집단면역을 이루겠다는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했지요.
전파력이 세면 더 많은 사람이 백신 맞아야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맞혀야 집단면역에 도달할까요? 이것은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뜻하는 재생산지수(R)를 따져봐야 알 수 있습니다. 재생산지수는 감염자가 평균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지를 뜻합니다. '옷깃만 스쳐도 감염된다'는 홍역은 이 지수가 12가 넘고 계절성 독감은 1.3 정도라고 합니다.
한 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의 숫자에서 자신을 빼고 나머지가 면역력을 갖추면 감염 확산이 멈추게 됩니다. 홍역은 한 사람이 12명을 감염시키므로 12명에서 자신을 뺀 11명에게 백신을 접종해서 면역력을 갖추면 전파가 멈춘다는 거죠. 즉 집단 구성원의 약 92%가 면역력을 갖게 되면 홍역 전파가 느려지거나 멈추게 되는 거죠. 같은 방식으로 계절성 독감은 23% 정도가 면역력을 갖추면 집단면역에 도달하죠.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생산지수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합니다. 우리 정부는 국민 70%에게 맞히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보지만, 일부에선 국민의 90%는 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백신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서, 최대한 빨리, 보다 많은 국민에게 백신을 맞히는 것이 코로나에 대항하는 최선의 방안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