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솔로몬의 아들이 세운 고대 왕국의 터전… 민족 갈등과 굶주림으로 200만명 위기

입력 : 2021.02.09 03:30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아하! 이 장소] 솔로몬의 아들이 세운 고대 왕국의 터전… 민족 갈등과 굶주림으로 200만명 위기
지난해 11월부터 에티오피아 티그라이에서는 에티오피아 연방군과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 간의 내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9주와 특별시 2곳으로 구성된 연방국가입니다. 티그라이는 9주 중 하나로 에티오피아 북부에 있죠. 티그라이는 솔로몬 왕의 아들이 건설했다고 전해지는 고대 악숨 왕국의 핵심 지역이었어요. 아프리카 북동부와 홍해를 지배했던 악숨 왕국은 인도, 로마, 이집트 등과 교역하며 무역 국가로 성장했어요. 악숨 왕국은 기독교 왕국으로 티그라이에 많은 문화유적을 남겼어요. 악숨의 석조 오벨리스크(태양신 상징의 기념비), 왕실 묘지, 성곽 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어요.

에티오피아는 오로모족, 암하라족, 소말리족, 티그라이족 등 80여 개 크고 작은 민족으로 구성돼 있어요. 1974년 집권한 사회주의 독재 정권은 식량을 무기로 다수 국민을 복종케 하는 등 많은 폭거를 저질렀어요. 티그라이족은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산악 게릴라전을 펼치며 독재 정권과 싸웠고, 1991년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중심 역할을 했어요. 이후 티그라이족은 에티오피아의 정치, 경제, 군대를 독차지하며 장기 집권했어요. 다른 민족들은 반발했고, 특히 최대 민족인 오로모족과 갈등이 깊어졌죠.

2018년 오로모족 출신의 아비 아머드 총리가 취임했습니다. 아비 아머드가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 출신들을 부정부패로 몰아내면서 티그라이족과 갈등이 더욱 깊어졌어요. 지난해 9월, 총리는 코로나를 이유로 지방선거를 연기했지만, 티그라이에서는 이를 거부하며 독자적 선거를 강행했죠. 그러자 지난해 11월 연방정부는 결국 티그라이 지방정부를 공격했고,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은 이에 맞서 무장 투쟁을 지속하고 있어요.

현재 티그라이는 내전과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어요. 구호 기관에서는 200만명 이상 주민들에게 긴급 구호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요.

박의현 서울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