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1등이 아니어도 괜찮아" 경쟁보다 협력 중요해요

입력 : 2021.02.04 03:30
[재밌다, 이 책!] "1등이 아니어도 괜찮아" 경쟁보다 협력 중요해요

숲과 나무

루이지노 브루니 지음상ㅣ강영선 옮김ㅣ상상ㅣ1만5000원

경제라는 말을 들으면 수요와 공급, 자본과 이윤, 물가 상승, 환율, 주식 등 어려운 단어가 먼저 떠오를 거예요. 그런데 이런 어려운 개념 대신에 온유, 겸손, 자비, 연민, 너그러움 등 경제와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용어로 경제를 설명한 책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룸사대학 정치경제학과 교수 루이지노 브루니는 지금의 자본주의 경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경제 문제의 해답은 인간을 위한 경제, 모두가 함께 사는 경제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지금 우리의 경제 체제가 인간을 불안하고 우울하게 만들어 스트레스와 불만에 시달리게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류에게 필요한 경제 체제는 인간의 행복과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경제라고 강조해요.

저자는 전 세계적으로 효율성과 성과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 경쟁, 효율이 반드시 이익을 낳는 것은 아니래요. 또 물질적인 보상이 사람들의 선택과 행동을 결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동체에 대한 애정, 충성심, 소속감, 자부심 등은 숫자나 자료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게 경제를 움직이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과 심리가 경제를 춤추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움츠러들게도 합니다.

이 책은 협력과 신뢰를 경제에 꼭 필요한 요소로 꼽아요. 진정한 경제 공동체는 이른바 스펙이 조금 모자라도, 남들보다 조금 뒤떨어져도, 1등이 아니더라도 모두가 함께 잘살 수 있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이렇게 되려면 사람을 일률적으로 평가하기보다 겸손과 상호 존중의 가치가 우선돼야 합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