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이야기] 일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작… 눈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풍경 그려
입력 : 2021.02.02 03:30
설국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섰다.
1937년 처음 출간된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의 장편 소설 '설국(雪國)'은 "일본인 마음의 정수를 뛰어난 감수성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1930년대 군국주의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시기, 젊은이들 사이에 팽배했던 허무주의를 극명하게 드러냈어요.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이 작품으로 1968년 일본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어요.
1937년 처음 출간된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의 장편 소설 '설국(雪國)'은 "일본인 마음의 정수를 뛰어난 감수성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1930년대 군국주의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시기, 젊은이들 사이에 팽배했던 허무주의를 극명하게 드러냈어요.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이 작품으로 1968년 일본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어요.
- ▲ 설국의 배경이 된 일본 니가타현에 눈이 내린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시간이 지나 시마무라는 고마코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온천 마을을 찾아요. 이때 기차 안에서 요코라는 여성을 만나는데요. 시마무라는 요코에게서 '서늘하게 찌르는 듯한 아름다움'을 느껴요. 요코 곁에는 병든 사람이 한 명 있었어요. 그의 이름은 유키오입니다. 유키오는 사실 고마코에게 춤을 가르친 선생님의 아들이었어요. 시마무라가 떠난 사이 고마코는 선생님의 권유로 유키오와 약혼하기도 했죠. 고마코는 그의 치료비를 대기 위해 게이샤가 됐어요. 게이샤는 술자리의 흥을 돋우는 여성으로 과거 우리나라의 기생과 같아요. 시마무라는 게이샤가 된 고마코의 사정은 이해했지만,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할 수는 없었죠.
결국 유키오는 병을 이기지 못하고 숨을 거뒀어요. 시간이 흐르고 다시 온천 마을을 찾게 된 시마무라는 유키오의 무덤 앞에서 요코를 만나게 됩니다. 시마무라에게 마음이 있었던 요코는 "도쿄로 데려가 달라"고 말해요. 시마무라도 순수한 마음을 가진 요코에게 마음이 끌렸지만, 고마코와의 관계처럼 실패할까 봐 그녀의 요청을 거절합니다. 설국은 이 세 사람의 얽히고설킨 삼각관계를 통해 젊은 세대의 허무주의를 드러냈어요.
설국은 온통 눈으로 가득 찬 세상을 서정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아득히 먼 산 위의 하늘엔 아직 지다 만 노을 빛이 아스라하게 남아" 같은 문장을 읽다보면 풍경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오죠. 설국이 그린 눈의 고장은 실제로 존재해요. 일본 니가타현이 배경입니다. 니가타현은 일본 최대 강설량을 자랑하는 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