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화폐로 세상 읽기] 여론 중시하는 '잭슨 민주주의' 창시자… '전쟁 영웅' 칭송받았죠
입력 : 2021.02.01 03:30
미국 20달러에 그려진 앤드루 잭슨
미국 20달러(약 2만2350원·사진) 지폐 인물이 약 100년 만에 바뀔 예정입니다. 지금은 미국 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의 얼굴이 실려 있는데, 미국 정부가 흑인 여성 운동가인 해리엇 터브먼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합니다. 앤드루 잭슨은 1928년부터 100년 가까이 20달러 지폐 주인공을 차지했는데요. 그는 과연 어떤 인물이었을까요?
- ▲ /세계화폐연구소
잭슨은 역경을 이겨내고 독학으로 공부해 변호사가 됐습니다. 이후 테네시주를 대표하는 최초의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전쟁을 통해 전국적인 인물로 이름을 알렸답니다. 1812년 영국과 미국이 전쟁을 벌일 당시 테네시주 민병대를 이끌고 영국군에 큰 승리를 거뒀어요. 이후 그는 '전쟁 영웅'으로 칭송받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1828년 대통령에 당선됐어요. 서부 출신 최초의 대통령이었죠. 그는 서민 정치를 추구했는데요. 전임 대통령들이 국회의사당에서 거행하던 취임 선서를 일반인도 볼 수 있도록 의사당 밖에서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죠. 또,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취임 축하 파티를 개방해 군중 수천명이 파티를 즐기도록 했어요. 미국 평민들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어요.
잭슨은 농민과 노동자 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는 재산과 학력이 없는 평민들도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공무원 자리를 늘리고, 선거권을 확대했어요. 당시에는 여자와 노예는 투표권이 없었고, 백인 남자도 투표권을 행사하려면 토지를 소유해야 했어요. 명문 귀족이나 토지 소유자들에게만 주어진 선거권을 백인 남성 전체로 확대한 것이죠. 이렇듯 잭슨은 여론을 중시하는 대중 중심의 정치, 간부가 아닌 일반 당원들의 권한 확대, 교육을 통한 대중의 정치 참여 증대 등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같은 그의 정치사상을 '잭슨 민주주의'라고 불러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잭슨을 '영웅'으로 부르며 자신의 집무실에 잭슨의 초상화를 걸 정도였어요. 그런데 조 바이든 대통령을 배출한 미 민주당 정권이 그를 지폐 인물에서 쫓아내려고 하고 있어요. 잭슨이 훌륭한 측면도 있지만 '인종주의자'라는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잭슨이 살아 있을 때 노예 수백명을 소유했고, 백인 정착을 위해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무자비하게 몰아내는 정책을 펼친 걸 문제 삼아 지폐 인물을 바꾸겠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