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소 엉덩이에 눈 그려 넣었더니 사자들이 공격 안해요
입력 : 2021.01.13 03:30
아이 카우(i-cow) 프로젝트
2021년은 신축년(辛丑年) '하얀 소의 해'라고 합니다. 소는 우리의 농경 문화에서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겼던 동물입니다. 예부터 근면함과 풍요로움의 상징이었어요. 지난해 연말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식 지명 중 소와 관련된 지명은 우산(牛山), 우면동(牛眠洞) 등 총 731개나 된다고 해요. 전국 각지에서 마을이나 섬, 산 이름 등에 소를 다양하게 쓰고 있다고 하니 우리 삶과 얼마나 가깝게 생활해왔는지 알 수 있죠. 오늘은 소와 관련된 재미있는 과학적 연구에 대해 살펴봐요.
◇전 세계 소는 14억 마리
소는 개에 이어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가축화한 동물로 알려졌습니다.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약 7000~6000년 전부터 인류가 길들이고 사육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소는 힘이 세서 농사를 짓거나 짐을 운반하는 데 널리 쓰였으며, 유제품과 고기, 가죽, 뿔, 힘줄, 뼈 등을 얻을 수 있어 널리 길렀죠. 심지어 배설물조차 비료나 땔감, 건축 재료 등으로 썼고, 투우나 로데오 등 스포츠 종목에서도 소를 이용하고 있으니 인류의 오래된 동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소는 14억 마리
소는 개에 이어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가축화한 동물로 알려졌습니다.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약 7000~6000년 전부터 인류가 길들이고 사육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소는 힘이 세서 농사를 짓거나 짐을 운반하는 데 널리 쓰였으며, 유제품과 고기, 가죽, 뿔, 힘줄, 뼈 등을 얻을 수 있어 널리 길렀죠. 심지어 배설물조차 비료나 땔감, 건축 재료 등으로 썼고, 투우나 로데오 등 스포츠 종목에서도 소를 이용하고 있으니 인류의 오래된 동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 ▲ /그래픽=안병현
◇소를 지키는 엉덩이 그림
작년에 아프리카 남쪽에 있는 보츠와나 지역 소를 대상으로 한 특별한 연구가 발표된 적이 있어요. 일명 '아이 카우(i-cow) 프로젝트'입니다. 소를 방목하며 기르는 보츠와나 주민들에게는 큰 고민이 있었는데, 바로 굶주린 사자나 표범 등 맹수들이 농가의 소들을 공격한다는 것이었어요. 궁여지책으로 주민들은 소를 공격하는 맹수에게 총을 쏘기도 했지만, 이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이들을 죽여서는 안 됐습니다. 그래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트레이시 로저스 박사 연구팀은 소와 사자를 모두 보호할 효과적이고도 재미있는 방법을 시도했어요.
바로 소의 양쪽 엉덩이에 눈 모양을 표시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연구팀은 맹수의 매복 특성에서 이 방법을 착안해냈답니다. 많은 맹수는 사냥을 위해 매복하는 특성이 있는데, 대상에게 몰래 접근해 갑자기 공격하는 전략이지요. 만약 공격 전에 사냥감이 자신을 발견해버리면 흥미를 잃거나 사냥을 포기한다고 해요. 일부 동물은 이를 역이용해 맹수를 일부러 응시하는 방식으로 사냥 대상에서 벗어나기도 한다고 해요.
연구팀은 보츠와나 소 14종, 총 2061마리를 세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의 엉덩이에는 한 쌍의 눈 모양, 다른 한 그룹 엉덩이에는 한 쌍의 X자 모양을 페인트로 표시했고, 나머지 한 그룹에는 아무것도 그리지 않았어요. 소의 털 색깔에 따라 흰색, 노란색, 검은색을 이용해 최대한 눈에 잘 띄도록 표시하고, 4주마다 다시 표시하여 그림이 유지되도록 했어요. 이 연구는 약 4년 동안 진행됐어요. 그 결과 엉덩이에 눈 그림을 가진 소 683마리는 4년 동안 사자의 공격에서 모두 살아남았으며, X자 표시가 있는 소는 543마리 중 4마리, 아무 표시가 없던 소는 835마리 중 15마리가 사자와 표범한테 공격받아 죽은 것으로 나타났지요. 나비와 같은 곤충이나 어류 같은 동물도 몸에 있는 눈알 무늬를 이용해 포식자에게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지만, 소와 같은 대형 포유류에게서도 비슷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 연구였어요. 만약 모든 소에게 눈 무늬를 그려 넣어 오랜 시간이 지나 사자가 소의 눈 무늬에 익숙해져 버리는 경우에는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지만, 가축과 야생동물을 동시에 보호할 간단한 방법을 제안한 연구로 인정받았답니다.
◇아시아 소가 아프리카로 유입
서울대학교 김희발 교수 연구팀과 아프리카와 유럽 6국 공동 연구진은 아프리카 소 45품종 330마리의 유전체를 분석해 아프리카의 소들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지난 8년 동안 연구했어요. 아프리카 소의 진화와 토착 품종의 형성 과정은 매우 역동적이었기 때문에 그 과정을 밝히는 일은 과학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소는 인간과 동물에게 기생충 감염증인 수면병(睡眠病)을 일으키는 병원균을 전달하는 흡혈파리(체체파리)의 공격을 견디며 진화했는데, 이와 관련된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면 인수 공통 전염병을 물리칠 실마리가 될 수 있어요.
연구 결과 약 1300년 전 아시아의 인디커스 품종의 소가 동아프리카로 유입돼 서로 교배하며 유전적으로 섞였고, 이 소들이 아프리카 전역으로 퍼져 나가 토착화했다는 것이 밝혀졌어요. 연구팀은 또한 아프리카 소의 유전체에서 수면병에 저항하는 유전자와 그 밖의 특징적 유전자들을 찾아냈고, 흡혈파리에게 강한 아프리카 소의 특성과, 덥고 건조한 환경을 잘 견디는 아시아 소의 특성을 함께 가지는 생존력 강한 자손이 생겨났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