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IT 따라잡기] 1인 미디어부터 기업형까지… 청소년 10명 중 9명이 본대요
인터넷 방송
◇인터넷 통신과 방송의 결합
인터넷 방송은 통신과 방송을 결합해 인터넷 회선으로 영상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방송 매체입니다. 기존 공중파방송과 달리 인터넷 전용으로 영상 프로그램을 내보내기 때문에 시청료가 없고, 전파의 국경 제한도 없어요.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라면 시청자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볼 수 있어요. 전 세계 네티즌이 시청 가능한 방송이죠. 시청자와 방송 제작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 ▲ /그래픽=안병현
인터넷 방송은 인터넷 보급과 함께 급속도로 확산했습니다. 가정에 인터넷이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1990년대 후반에는 라디오 비슷한 형태의 인터넷 방송이 많았습니다. 컴퓨터 성능이나 인터넷, 그리고 서비스 환경이 기술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영상을 전송하기 어려웠죠. 당시 인터넷 라디오방송은 서비스 플랫폼이 따로 없고 개인 컴퓨터가 직접 방송 서버가 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시청자가 컴퓨터의 MP3 플레이어 프로그램으로 방송 진행자의 컴퓨터에 직접 연결해서 실시간 흘러나오는 음악과 목소리를 들었죠.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디지털카메라를 보유한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직접 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죠. 게다가 아프리카TV나 유스트림 등 이용자들의 영상을 담아주고, 실시간 전송해주는 서비스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2005년 유튜브가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6년 구글에 인수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인터넷에는 편집이 필요 없는 짧은 영상물이나 지식 정보를 전달하는 영상들이 늘어났죠.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영상
인터넷 방송은 영상 품질이 공중파방송에 비해 낮았지만,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답게 자유로운 환경에서 나오는 독특한 아이디어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시청자들이 증가했습니다. 인터넷 방송은 콘텐츠만 있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다소 부족한 화질이나 편집 기술은 오히려 그 자체로 기존 방송의 틀을 깨는 신선함을 줬습니다.
2010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인터넷 방송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어디에서나 영상을 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죠. 스마트폰 특성상 누구와 화면을 함께 보는 것보다 혼자 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1인 영상 프로그램이 중심이 된 인터넷 방송은 제작자와 시청자 사이의 긴밀함을 더 탄탄하게 만들었어요. 제작자도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좋아지면서 다른 촬영, 편집 도구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영상을 만들고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있게 됐지요.
인터넷 방송의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게임입니다. 게임은 이미 e스포츠로 성장해 운동 경기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게임 중계는 인터넷 방송이라는 환경과도 잘 맞아떨어졌어요. 특히 아프리카TV에서 게임을 하면서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에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또 다른 인기 콘텐츠는 '먹방'입니다. 간단히 말해 음식을 먹으면서 방송하는 겁니다. 맛있는 것을 먹고 소감을 나누거나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에요. 먹방이 인터넷 방송의 장르로 자리를 잡았죠. 세계적으로도 먹방을 영어로 표기한 'Mukbang'이 뜻이 통할 만큼 대중화됐습니다.
◇구독과 조회 수가 수익으로 이어져
인터넷 방송은 점차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를 다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으로 통하는 기부금은 개인 제작자들에게 직접적인 수익을 안겨주는데, 그 규모가 수십억원에 달할 만큼 상당한 수준입니다. 인터넷 방송이 대중화되면서 프로그램을 통해 상품을 광고하고 막대한 수입을 올리기도 하죠. 구독자가 많은 한 채널의 광고 수익은 한 달에 30억원을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제 인터넷 방송은 초기의 '1인 미디어'가 아니라 각각의 채널이 하나의 기업이 되고, 많은 사람이 함께 제작하는 하나의 '방송국'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률은 87.4%였어요. 청소년 10명 중 9명이 온라인 동영상을 시청한다는 거예요. 10대 모바일 인터넷 이용률은 97.2%로 TV(81.8%)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인터넷 방송의 인기가 높아지고, 구독과 조회 수가 곧 수익으로 이어지다 보니 자극적인 콘텐츠도 늘어났습니다. 난폭 운전, 아동 학대, 성적 콘텐츠 등은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졌죠. 수입이 투명하지 않아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죠. 최근에는 광고나 후원으로 제작된 콘텐츠라는 것을 숨기고 방송하는 '뒷광고'가 공정성을 해친다는 우려를 낳았습니다. 많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비난을 받고 사과했죠.
인터넷 방송은 TV만큼 중요한 매체가 됐습니다. 이제는 대형 방송사들도 적극적으로 인터넷 전용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고, 제작자 외에도 콘텐츠의 기획부터 촬영, 편집 등 인터넷 방송 제작 관련 일이 분업화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인터넷 방송의 가장 큰 매력은 '나도 방송을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상상을 깨는 콘텐츠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개인 일상의 소소함을 담은 프로그램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