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로 세상 읽기] 비슷한 전력이라면 홈팀이 유리… 관중, 이동 거리, 환경 등 영향 미쳐

입력 : 2021.01.04 03:30

홈 어드밴티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센터에서 열린 미국 프로농구(NBA) 챔피언 결정전 첫 2경기에서 홈팀 LA 레이커스와 원정팀 마이애미 히트가 1승 1패를 기록했다면 어느 팀이 더 좋아할까요? 마이애미 히트가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스포츠에서 비슷한 전력이라면 홈팀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원정팀 처지에선 1승씩 나눠 가졌으니 기대 이상 결과를 얻었고, 다음 2경기를 홈에서 치르니 유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같은 1승이 아닌 겁니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면 누릴 수 있는 장점을 통틀어 '홈 어드밴티지(home advantage)'라고 부릅니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관중들이 야구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김지호 기자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관중들이 야구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김지호 기자
스포츠 리그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홈팀 승률이 원정팀보다 높게 나타납니다. NBA 2019 시즌엔 홈팀 승률이 무려 71%(1230승 501패)나 됐습니다.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 리그(2019)도 홈팀의 승리가 181승으로 패배 128경기보다 많았습니다. 스포츠 리그는 이러한 홈 어드밴티지를 줄이기 위해 경기 일정을 조정하기도 하고 중립 지역에서 경기를 치르기도 합니다. 야구에서 원정팀이 먼저 공격하는 것도 홈 어드밴티지에 대한 조정이죠. 그래서인지 미국 프로야구(MLB)에서 홈팀 승률은 53%로 NBA(71%)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홈 어드밴티지를 보상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보통 정규 시즌 승률이 높은 팀이 플레이오프 때 홈에서 더 많은 경기를 해요. 플레이오프는 정규 리그를 끝내고 최종 우승팀을 가리느라 따로 치르는 경기입니다. MLB는 올스타 경기를 더 흥미롭게 하려고 올스타전에서 승리한 동부와 서부 소속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홈 경기를 더 많이 치르도록 했어요.

홈팀이 유리한 이유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홈 어드밴티지에 대해 다양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중 홈 관중과 관련된 것이 많아요.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무관중 시즌을 치르는 리그가 나타나면서 관중의 영향을 검증해 볼 기회가 생겼죠. 아직 좀 더 자료를 수집해야겠지만 현재까지 결과로만 보면 무관중 경기에도 홈 어드밴티지가 여전히 있다고 합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A 모두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고도 이번 시즌 홈팀 승률이 직전 시즌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관중이 영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기보다 홈 어드밴티지는 단지 관중의 존재만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합쳐져서 생긴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동안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원정팀이 더 오래 이동하면서 쌓이는 피로, 홈팀 경기장과 시설에 대한 친밀도, 홈 지역의 날씨와 주변 환경, 홈에서 경기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의 심리적 요인 등이 홈팀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합니다.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